OTT 불황에도 승승장구 넷플릭스...비결은?

2024-09-19     김정은 기자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Unsplash

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의 치열한 경쟁 속에 최다 이용자를 거느린 넷플릭스는 유료 회원 수 감소를 이겨내고 실적을 회복했다. 넷플릭스가 업계 불황에도 생존할 수 있는 비결에 대해 경제매체 파이낸셜타임스(FT)가 전했다.

넷플릭스는 업계를 선도하며 눈부신 발전을 거두었지만 2020년 전후로 성장세 둔화 조짐이 감지됐고, 2022년에는 서비스 런칭 후 처음으로 가입자 수가 감소했다. 첫 3개월 동안 20만 명 감소했고, 그 다음 3개월 동안에는 약 100만 명이 넷플릭스를 떠났다. 이는 디즈니플러스(+)를 비롯한 다양한 경쟁 서비스 업체의 난립이 그 원인이다. 

2022년 4월 19일 넷플릭스 공동 창설자인 리드 헤이스팅스 씨는 투자자 대상 화상회의에서 회원 수 감소를 극복하기 위한 대책으로 '계정 공유 단속'을 시작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와 함께 오랫동안 망설인 광고 서비스 도입안에 대해서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2023년 5월 미국을 시작으로 계정 공유를 유료화하는 정책에 나섰다. 계정 공유는 가구 구성원끼리만 가능하며, 이외에는 추가 요금을 내야 한다. 가구 구성원이 아니라면 별도의 아이디를 만들어 이용권을 구매하거나, 계정 공유를 위한 이용자 추가 요금을 지불하는 방식이다. 

넷플릭스의 '계정 공유 유료화'는 회원 수 감소 이전부터 검토된 사항이다. 당초 회의적인 시각이 많았고 일부 애널리스트는 "넷플릭스는 계정 공유 유료화로 수많은 사용자를 잃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결과적으로 계정 공유 금지는 예상을 웃도는 신규 가입자 확대로 이어져, 2024년 3월 말 기준 총 회원수는 약 2억 7000만 명에 달했다. 매출도 전년동기대비 큰 폭의 성장을 기록했다. 

제시카 라이프 에를리히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애널리스트는 넷플릭스의 실적 회복에 대해 "믿을 수 없는 실행력"이라고 표현했다. 2023년 1월 헤이스팅스는 CEO에서 물러나고 회장직을 맡는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테드 사란도스와 그렉 피터스를 공동 CEO로 임명하며 변화를 꾀했다.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Pixabay

공동 CEO 체제 하에서 테드 사란도스는 콘텐츠 제작을 총괄하고 그렉 피터스는 콘텐츠 유통을 지휘하고 있다. 콘텐츠 제작과 유통을 성공적으로 통합한 것이다. 아울러 K콘텐츠를 포함한 오리지널 작품에 꾸준히 집중하는 한편, 가성비 좋은 기존 작품도 늘리고 있다.

이와 함께 넷플릭스는 광고 기반 구독 모델을 도입해 테스트하며, 순차 확대를 계획하고 있다. 자체 광고기술(ad-tech) 플랫폼 적용을 준비 중이며 올해 11월 캐나다에서 테스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광고주들도 향후 광고형 플랜 구독자가 늘어날 것이란 기대감으로 계약을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광고형 플랜은 수익 증가로 이어진다. 블룸버그 엔터테인먼트 담당 편집장인 루카스 쇼(Lucas Shaw)는 앞서 "광고는 OTT 비즈니스 성공의 열쇠"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처럼 넷플릭스가 업계 선두 자리를 굳히고 있는 상황에서, 수많은 경쟁 서비스는 적자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OTT 서비스 중에선 유일하게 디즈니플러스가 2024년 여름에야 흑자화에 성공했다. OTT 외에 영화업계는 여전히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수준의 티켓 판매에 미치지 못하고 있고 케이블TV 분야도 쇠퇴일로를 걷고 있다. 

영상업계에 찾아온 이같은 불황은 인력 감축과 제작 예산 삭감 등의 형태로 크리에이티브 커뮤니티에 영향을 미치며 악순환이 이어진다. 업계 전체가 불황에 허덕이는 가운데 넷플릭스는 홀로 존재감을 높이고 있다.

엔터테인먼트 비즈니스의 근본적인 변화를 이끈 넷플릭스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도 당연히 높을 수밖에 없다. 대형 엔터테인먼트 기업에서 임원을 지낸 할리우드의 한 관계자는 "넷플릭스에 대한 원망은 지금까지 본 적이 없을 정도로 심각하다. 넷플릭스는 전세계 모든 아티스트의 금전적 참여를 배제하고 있다. 모든 것을 지배하고 통제하려는 행위"라며 강도 높게 비난했다.  

한편, 넷플릭스는 OTT 업계에서 가장 많은 가입자 수와 이용 시간을 유지하고 있으며, 지난 7월 기준 미국 사용자 스크린타임의 약 8.4% 점유에 성공했다. 디즈니는 넷플릭스에 이어 점유율 2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디즈니플러스와 훌루를 합쳐도 스크린타임 4.8%에 불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