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전자파가 뇌종양 유발?..."연관성 없다"

2024-09-04     김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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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휴대폰 전자파가 뇌종양 발병 위험과 무관하다는 신뢰할만한 연구 결과가 나왔다. 

휴대폰에서 방출되는 전자파, 일명 비이온화(비전리) 방사선 노출이 뇌종양을 일으키는지 여부는 그동안 많은 논란이 되어 왔다.

새롭게 세계보건기구(WHO)의 의뢰를 받은 호주 방사능보호·원자력안전청(ARPANSA) 연구팀은 1994년부터 2022년까지 28년간 발표된 연구 63건을 분석해 "휴대폰 사용과 뇌종양 또는 기타 두경부암과의 관련성은 인정되지 않는다"고 발표했다. 

* 뇌종양은 두개골 안쪽 뇌조직 또는 뇌막에서 생기는 모든 종류의 종양이며, 두개골 안의 뇌를 제외하고 쇄골 위에서 발생한 암은 두경부암이라고 한다. 

이번 논문은 국제학술지 '국제 환경(Environment International)'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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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업계에서 휴대폰이 뇌종양을 일으킬 가능성을 우려해 왔지만, 그동안 발표된 수많은 연구는 휴대폰 전자파와 뇌종양 등 질환과는 연관성이 없음을 시사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자파의 위험성을 지적하는 연구 결과는 그간 여러 건 보고되었으며 특히 2011년 WHO 산하 국제암연구기관(IARC)이 전자파 노출을 발암 가능 물질로 분류하면서 우려가 높아졌다.

그러나 IARC의 조사 결과는 "뇌종양 환자가 실제보다 휴대전화를 더 많이 사용한다"고 보고한 과거의 관찰 연구에만 의존해 편향성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있었다.

이에 켄 카리피디스 ARPANSA 부청장이 이끄는 연구팀은 WHO 의뢰로 전자파 노출과 관련된 건강상 영향을 재조사했다. 연구팀은 5000건 이상의 선행연구를 검토하고, 이 가운데 1994년부터 2022년 사이에 발표된 주요 연구 63건을 추출해 분석했다. 

그 결과, 휴대폰 사용과 뇌종양 또는 기타 두경부암과의 연관성은 확인되지 않았다. 또 휴대폰을 오랜 시간 사용한 경우나 사용 빈도 차이도 관련이 없었으며, 라디오·TV 송신기·기지국 전자파에 노출된 아이들도 뇌암과 백혈병 등 질병 위험은 증가하지 않았다.

실제로 무선 기술의 이용은 급격하게 증가했지만, 뇌종양 발생 비율은 오랜 세월에 걸쳐 거의 일정하다.

아래 그래프는 호주의 뇌종양 발생 비율을 나타낸 것이다. 1982년 조사 시작부터 2014년까지 오랜 시간 일정하게 남성은 10만명당 8명 전후, 여성은 5~6명으로 추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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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의 사라 로랑 박사는 "이번 분석 결과는 휴대폰이 안전가이드라인을 밑도는 극히 낮은 전자파를 방출하기 때문에, 노출된다고 해도 건강상 영향을 미친다는 증거가 없음을 나타낸다. 다만, 기술 발전 속에 전자파 노출이 안전하다는 것을 보장하기 위한 과학적 조사는 앞으로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직면한 과제는 휴대폰과 뇌종양 관련성에 대한 뿌리 깊은 오해와 잘못된 정보에 대항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