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속 간호법 제정 중단하라”…대한의사협회 ‘대정부 투쟁’ 시국선언

|데일리포스트=곽민구 기자| “졸속 의대 정원 추진에 이어 보건의료 체계의 붕괴로 이어질 망국적인 간호법 제정에 대해 국회 여야 뿐 아니라 정부가 합세하는 작금의 상황을 의료계는 더 이상 묵과할 수 없습니다. 의협은 스스로 무너져가는 정권의 말로로 규정하며 국민건강을 보호하기 위해 의료전문가 단체의 사명을 다하고자 투쟁에 나설 것을 엄숙하게 선언합니다.” (대한의사협회 임현택 회장)

정부의 일방적인 의대 2000명 증원과 필수의료 정책패키지 강행에 이은 졸속적인 간호법 제정까지 추진하고 나선 밀실 정치권과 정부를 겨냥한 의사단체가 결국 ‘대정부 투쟁’ 카드를 꺼내 들고 시국선언에 나섰다.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는 여야 국회가 추진하고 나선 간호법 제정 중단을 촉구하는 대정부 투쟁의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지난 26일부터 단식 투쟁에 돌입했던 임현택 의협 회장은 “정부는 의료계와 전혀 대화하지 않고 있으며, 이 사태를 해결할 의지조차 보이지 않고 있다”면서 “간호사와 의료기사를 주축으로 한 보건의료노조가 총파업을 예고하자 이를 임시방편으로 모면하고자 여당과 국회를 통해 간호법을 졸속으로 제정하고자 하는 속내를 드러내고 있다”고 일갈했다.

임 회장은 또 “보건의료노조 파업의 실질적 명분은 간호법의 빠른 통과와 전공의 인력이 빠진 노력에 대한 보상에 불과하지만 정부가 또다시 보건의료노조 달래기에 나선다면 14만 의사들의 불같은 저항과 투쟁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성토했다.

의협은 정부와 여야 국회 모두를 겨냥해 간호법 제정 시도를 즉각 중단할 것으로 촉구한데 이어 의대 정원 증원 및 의료개혁특별위원회 논의 등 일방적인 정책 추진 역시 중단할 것을 재차 촉구했다.

임 회장은 “대한민국 의료체계 정상화를 위해 정부만의, 정부에 의한, 정부를 위한 잘못된 정책 추진을 인정하고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책으로 방향을 전환할 것을 촉구한다.”면서 “이를 수용하지 않는다면 14만 의사회원들은 국민을 살리고 의료를 살리기 위해 눈물을 머금고 의료를 멈출 수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27일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의협이 그동안 강력하게 반대해온 간호법 제정안에 대해 법안심사 1소위원회를 통과시키고 오는 28일 복지위 전체회의와 법제사법위원회를 거쳐 국회 본회의에 상정, 이견이 없다면 여야 협의가 이뤄진 만큼 통과될 여지가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