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요법, 뇌종양 치료의 새로운 돌파구 될까?

2024-07-17     김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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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암 치료는 종양을 외과 수술로 제거하거나 항암제를 투여하거나 방사선을 조사하는 치료법이 흔히 사용된다. 

이런 가운데 최근 우리 몸의 면역을 이용해 암세포를 공격하는 '면역요법'이 주목받고 있다. 뇌에 생기는 악성 종양의 일종인 '교모세포종(glioblastoma·교아종)' 면역요법에 대해 뉴스 사이트 인텔리전서(Intelligencer)가 설명했다. 

교모세포종은 뇌에서 발생하는 악성 뇌종양의 일종으로 치명률이 높은 난치병이다. 암 가운데 치료가 가장 힘든 축에 속하는 암으로 평가되며 뇌종양 4개 등급 중 악성도가 가장 높은 4등급에 해당한다. 연령을 불문하고 발병할 수 있으며, 발작·언어 장애·신체 마비 등을 일으켜 진단부터 사망까지 평균 1년 정도로 알려져 있다. 

교모세포종 치료는 '최대한 안전한 절제', 즉 신경 기능을 유지하면서 종양을 가능한 많이 외과수술로 제거하는 방식의 치료법을 택해 왔다. 하지만 교모세포종은 뇌에 침입하는 능력이 매우 뛰어나 종양을 거의 제거해도 다시 증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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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매사추세츠 종합병원 연구팀은 환자의 T세포를 유전자 조작해, 이를 직접 뇌척수액에 주입하는 치료법의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T세포는 세균·바이러스·기생충 등 병원체를 물리치는 면역세포로, 보통 암세포에는 효과가 없다. 이에 연구팀은 환자 혈액에서 T세포를 추출해 그 DNA를 암세포에 반응하는 'CAR-T(Chimeric antigen receptor T cell) 세포'로 설계했다. 

CAR-T 세포는 환자의 면역 T세포에 CAR 유전자를 도입해 만들며, 교모세포종 암세포 표면에 있는 특정 단백질에 반응하도록 설계된다. CAR-T 세포로 암세포를 공격하는 개념 자체는 오래전부터 연구되어왔으며, 매사추세츠 종합병원 연구팀도 지난 몇 년 동안 실험과 조사를 거듭했다. 

임상시험 결과, 한 74세 남성은 재발성 교모세포종을 앓고 있었음에도 며칠 만에 종양이 거의 완전하게 소멸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니얼 하버 매사추세츠 종합암센터 소장은 "그 순간 암의 이해와 치료법에 혁명이 일어났다"고 말했다. 

다만, 연구팀의 면역요법에는 ▲고비용 ▲복잡한 프로세스 ▲한 번에 한정된 환자만 치료 가능 ▲ 장기적 효과의 불명확성 등의 문제가 존재한다. 또 임상시험 대상자는 완치된 것이 아니라 종양이 사라진 지 수개월이 지나면 재발하거나 약의 부작용으로 소화관 천공이 생기는 경우가 확인되고 있다.

그럼에도 연구팀은 "CAR-T 세포를 이용한 면역요법이 교모세포종 이외의 암에도 응용될 수 있다"며 "그동안 치료가 어려웠던 암에 대한 새로운 희망이 될 수 있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