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가 날았다?...달릴 때 0.3초 '공중부양'

2024-07-09     김정은 기자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영국 왕립수의과대학 연구팀 

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주로 물속에서 생활하다 먹이를 찾아 물 밖으로 나오는 하마는 몸길이 3.5~4m, 몸무게는 2톤(t)을 넘기기도 하는 대형 육생 포유류다.

영국 왕립수의과대학(RVC) 연구팀이 "하마는 네 다리가 최대 0.3초간 공중에 뜰 만큼 육지에서 빠르게 이동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논문은 국제학술지 '피어제이(PeerJ)'에 게재됐다.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PeerJ

영국 왕립 수의대(RVC) 존 허친슨 교수팀은 달리는 32마리의 하마를 촬영해 169가지 영상을 분석했다.

조사 결과, 경쟁 관계에 있는 다른 하마를 쫓거나 사자나 코뿔소 등에게 쫓길 때 '속보(Horse gait·트로트)' 방식을 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속보는 대각선에 있는 다리를 동시에 같은 방향으로 움직여 착지하는 방법으로, 4개의 다리가 모두 땅에서 떨어지는 타이밍이 있다. 연구팀 분석에 따르면 하마는 속도의 정점에서 최장 0.3초 동안 각 보폭의 약 15%를 다리를 완전히 땅에서 떼고 이동했다. 

말·코뿔소·기린 등 다른 대형 육생 포유류는 걷기, 속보(트로트), 습보(전력 달리기) 등 속도에 따라 달리는 방법을 바꾸는 반면, 하마는 거의 독점적으로 속보만 사용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참고로 하마의 육지 최고속도는 약 시속 50㎞, 평균은 시속 30㎞ 정도다. 

허친슨 교수는 "하마는 기본적으로 물속에서 지내며 매우 공격적이고 위험한 동물이다. 따라서 하마에 대한 조사는 매우 어려웠고 육상 이동 방법에 대해서 지금까지 거의 알려진 바가 없다"면서 "이는 귀중한 발견"이라고 강조했다. 

연구팀은 이 연구결과가 하마 사육방법 개선을 비롯해 신체적인 문제를 안고 있는 하마의 발견과 모니터링에도 도움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