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 투시경의 혁신"...초박형 투시 기술 개발
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호주 국립대 연구팀이 랩 필름보다 얇은 초박형 적외선 필터를 개발했다. 이 필터는 적외선을 가시광선으로 변환할 수 있어 칠흑같이 어두운 환경에서도 주위가 보이는 야간투시(night vision) 효과가 기대되고 있다.
이번 논문은 신소재 분야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터리얼즈'(Advanced Materials)에 게재됐다.
야간 투시경은 군대나 사진작가 등이 사용하는 장비로 미약한 가시광이나 적외선을 증폭해 보이도록 하는 구조다. 그러나 고품질 장비는 매우 고가인 데다 기판 열화를 막기 위한 냉각 시스템이나 배터리 등으로 무겁고 부피가 큰 단점이 있다.
호주국립대 TMOS(ARC Center of Excellence for Transformative Meta-Optical Systems) 연구팀은 니오브산리튬(LiNbO3)에 이산화규소(SiO2)의 격자 구조를 층층이 쌓아 올린 새로운 '메타표면(Metasurface)'을 개발했다.
메타표면은 이차원 파장보다 작은 메타원자들의 배열로 이루어진 구조체로, 파장보다 작은 영역에서 산란되는 빛의 진폭과 편광 등을 조절할 수 있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니오브산리튬을 사용한 연구팀의 메타표면은 SFG(Sum Frequency Generation)라는 비선형 광학 과정을 통해 파장 1550nm의 적외선을 550nm의 가시광으로 변환할 수 있다.
무엇보다 랩 필름보다 얇고 가시광 영역에서 거의 완전히 투명하다. 빛의 입사각에 따라 정보 손실이 생기는 비국소성 문제를 극복해 고해상도 이미징이 가능하며, 냉각 장치가 불필요해 투시 장비의 소형화와 저비용화를 실현할 수 있다.
연구팀에 따르면 기존 기술로는 적외선 영상과 가시광 영상을 동시에 표시할 수 없지만, 이 기술은 두 영상을 동시에 표시할 수 있다. 투시 장치 이외에도 야간 운전이나 보행 안전성 향상, 어두운 장소에서의 작업 효율화 등 일상생활 속 폭넓은 응용이 기대된다.
연구팀의 드라고미르 네셰프 박사는 "야간 투시는 사이즈·중량·전력을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번 TMOS 연구가 미래 기술의 소형화에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는 사례"고 언급했다.
연구팀은 향후 감지 가능한 파장 범위 확대와 에지 검출(Edge Detection) 등 이미지 처리 기능의 추가를 목표로 기술 개발을 이어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