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석유를 언제까지 쓸 수 있을까?
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석유는 퇴적된 식물과 조류 유해에서 유래한 연료로, 자동차 연료 및 화학제품의 제조 등에 널리 사용되고 있다.
과학 매체 라이브 사이언스(Live Science)가 지구에 얼마나 많은 석유가 남아 있는지, 인류가 석유를 다 써버리는 날이 올지에 대해 해설했다.
인류가 대규모로 석유를 채굴하고 이용하기 시작한 것은 19세기 중반이다. 그 이후로 휘발유·플라스틱·아스팔트·기타 제품을 만들어내기 위해 급속한 석유 시추가 이루어졌다. 그 속도는 자연의 힘이 생물 사체를 석유로 바꾸는 것보다 압도적으로 빠르기 때문에 석유가 언젠가는 고갈될 것으로 생각하는 것은 타당하다.
그러나 라이브 사이언스는 "단적으로 말해, 석유 일부는 남극대륙과 같은 접근할 수 없는 곳에 있고 일부는 지구 깊숙한 곳에서 만들어지기 때문에 석유의 전체 양을 정량화할 수조차 없다. 따라서 지구 자체의 석유가 완전히 고갈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지구의 어느 위치에 어느 정도의 석유가 존재하는지에 대한 대략적인 현황은 파악된 상태다. 동식물 매몰에 적합한 조건을 만들어내는 해저분지(oceanic basin)의 발달과 유기물을 석유로 변질시키는 열과 압력을 만들어내는 지각의 움직임 등 석유 생산에 깊이 관여하는 '판구조론(plate tectonic)'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고 있어, 유전이 있는 장소에 대해 대략적인 추정은 가능하다.
에너지 조사 기업인 라이스타드 에너지(Rystad Energy)가 2023년에 실시한 조사에 의하면, 지구에는 약 1조 6000억 배럴에 달하는 회수 가능한 석유가 있으며, 미발견 상태의 석유도 존재한다.
그러나 인류가 언제 석유를 소진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쉽게 답할 수 없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미 알려진 매장량을 바탕으로 '석유는 앞으로 50년 안에 고갈될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았다. 이 수치는 현재 파악된 매장량을 세계 연간 수요로 나눈 것이며, 새로운 유전이 발견될 때마다 잔여 연수가 증가한다.
에너지 동향 조사 회사 클리어뷰(ClearView)의 케빈 북 연구원은 "앞으로는 AI를 통해 새로운 유전을 더 쉽게 찾을 수 있고, 이와 함께 새로운 굴착·추출 기술 개발도 진행될 것이다. 이를 통해 시추 가능한 석유 매장량의 추정치는 상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인류 전체의 석유 수요도 향후 수년간 크게 변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2위 정유기업 영국 BP는 2023년에 발표한 보고서에서, 세계적으로 가솔린차에서 전기차로의 이행이 진행되면서 에너지원으로서의 석유 수요가 둔화될 가능성을 지적했다. BP는 전기차 충전 사업을 미래 성장 동력으로 보고 2023년 말 기준 2만9천 개 안팎이던 충전소를 2030년까지 10만 개 이상으로 늘리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또 국제에너지기구는 2023년 보고에서 화석연료 사용량이 2030년 이후 감소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라이브 사이언스는 이러한 내용을 바탕으로 "전문가들의 예측보다 훨씬 오랜 기간 석유가 소진되지 않고 남아 있을 것"이라고 결론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