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광욕 즐기면 오래 산다...지나친 햇빛 차단은 흡연만큼 위험
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일광욕은 건강에 좋다고 알려져 있지만, 자외선에 의한 피부 노화 등을 피하기 위해 외출을 삼가고 햇빛 노출을 되도록 피하는 사람도 있다.
스웨덴에 사는 약 3만 명의 여성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햇빛을 많이 받는 여성일수록 장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논문은 국제학술지 '내과학(Journal of Internal Medicine)'에 게재됐다.
햇빛을 쬐는 것은 칼슘 및 면역 작용에 기여하는 비타민D의 생산을 촉진하는 동시에 악성 흑색종(멜라노마)의 위험인자이기도 하다.
이에 스웨덴 카롤린스카대 병원과 룬드대 연구팀은 스웨덴 여성 2만9518명을 약 20년간 추적 조사해 일광욕과 사망 위험의 관련성에 대해 조사하는 대규모 연구를 실시했다.
첫 조사는 1990년~1992년에 진행되었으며, 멜라노마 병력이 없는 25~64세의 실험 참여자들은 ▲햇빛을 쬐는 습관 ▲혼인 상황 ▲교육 수준 ▲흡연·알코올 섭취 습관 ▲체질량 지수(BMI) ▲신체 운동 등의 요인에 대한 설문에 응답했다.
연구팀은 2000년~2002년에도 동일 조사를 진행하고 2011년 인구 등록부과 사인 등록부를 토대로 사망자와 멜라노마 발병 이력 등을 조사했다.
데이터 분석 결과, 실험 대상 2만9518명 중 2545명이 조사 기간 중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리고 자주 햇볕을 쬐는 습관이 있었던 여성은 햇빛을 쬐는 습관이 없는 여성보다 사망률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햇빛을 가장 잘 쬐는 그룹은 가장 햇빛을 피한 그룹에 비해 사망률이 2배 낮았고, 평균 수명도 기타 그룹보다 0.6~2.1년 길었다. 연구팀에 따르면 햇빛을 피한 비흡연자의 평균 수명은 햇빛을 가장 잘 받은 흡연자와 비슷한 정도였다.
이번 연구는 어디까지나 관찰 연구이며, 햇빛을 쬐는 것이 사망 위험을 줄이는 메커니즘에 대해서는 증명되지 않았다. 따라서 햇빛을 잘 쬐는 사람에게 공통되는 라이프 스타일과 기타 요인이 사망 위험 감소에 관여했을 가능성도 있다.
연구팀은 햇빛 노출을 피함으로써 ▲비타민D 생성 저하 ▲행복감을 가져오는 엔도르핀의 분비 저하 ▲자외선과 관련된 기타 메커니즘의 방해 등으로 사망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고 추정하고 있다.
논문 최대저자인 카롤린스카대학병원의 펠레 린드크비스트 박사는 "햇빛을 가장 많이 쬐는 그룹의 흡연자는 햇빛을 피하는 비흡연자와 비슷한 평균 수명을 보인다. 이는 햇빛 회피가 흡연과 같은 정도의 위험인자라는 것을 시사한다. 햇빛을 피하는 것은 건강에 유익한 점보다 해로운 점이 더 많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