펄펄 끓는 '금성'에서도 작동하는 데이터 스토리지 등장

2024-05-23     김정은 기자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연구팀

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극한 환경에서 기능하는 전자기기 개발에는 고온에서 안정적으로 동작하는 SSD 등 비휘발성 메모리 디바이스가 필요하다. 그러나 일반적인 비휘발성 메모리 장치는 약 300도까지 도달하면 작동하지 않는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연구팀이 최근 발표한 새로운 강유전체 다이오드를 기반으로 한 비휘발성 메모리 디바이스는 최고 600도에서도 작동이 가능하다.  연구팀은 "금성과 같은 극단적 환경에서도 운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전례가 없는 결과"라고 강조헀다.

이번 논문은 국제학술지 ‘네이처 일렉트로닉스'(Nature Electronics)’에 게재됐다.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Nature Electronics

연구팀은 '강유전성 질화알루미늄 스칸듐(AlScN)'로 불리는 재료를 사용한 다이오드를 개발했다. 메모리 디바이스는 니켈과 플래티넘 전극에 AlScN 다이오드를 끼워 넣은 구조다. AlScN 다이오드 층은 두께 45나노미터(nm)로 인간 머리카락의 대략 1800분의 1 수준이다. 

재료 두께가 너무 얇으면 활성이 높아져 열화가 심해지고, 너무 두꺼우면 강유전성이 상실되기 때문에 최적의 두께를 찾는데 수 개월이 걸렸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논문 최대 저자인 디렌 프라단 박사는 "AlScN 결정구조로 원자 간 결합은 현저하게 안정되고 강력해진다. 내열성뿐 아니라 내구성이 우수하다는 의미다. 주목할 부분은 새로운 메모리 디바이스의 설계와 특성으로, 전기적 상태의 고속 전환을 구현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연구팀

연구팀에 따르면, AlScN 다이오드 기반 비휘발성 메모리 디바이스는 100만회의 데이터 판독에 대응하고, 6시간 이상에 걸쳐 안정적인 온·오프 비율을 유지할 수 있다. 

가령 지구보다 태양에 가까운 행성인 금성은 약 460도에 달하는 극한 환경으로, 기존 메모리 장치를 탑재한 장비로는 작동이 원활하지 않을 수 있다. 

딥 자리왈라 펜실베니아대 전기시스템 공학 교수는 "이 메모리 디바이스는 최고 600도의 온도에서도 작동이 가능하다. 지구 심부 시추부터서 우주 탐사까지, 그동안 불가능했던 고도의 컴퓨팅을 실현할 수 있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