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포옹, 통증과 우울감 치유의 묘약

2024-05-14     김정은 기자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Unsplash

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타인과의 스킨십이 불안과 우울감은 물론 통증까지 경감시킨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최근 국제학술지 '네이처 인간 행동(Nature Human Behaviour)'에 발표된 연구에서 "포옹과 마사지 같은 신체접촉, 이른바 ‘스킨십’이 불안과 정신적 우울감은 물론 신체적 통증까지 줄일 수 있으며, 비록 사물과의 접촉이라도 어느 정도 효과가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Nature Human Behaviour

신체적 접촉이 심신에 안정감을 가져온다는 것은 지금까지 수많은 연구를 통해 보고되고 있다.

독일 보훔루르대 줄리안 팩헤이저(Julian Packheiser) 박사 연구팀은 "그동안 건강 개입 관점에서 신체접촉의 중요성은 인식하고 있었지만, 다양한 연구에도 불구하고 접촉 방법이나 구체적인 기대 효과, 심신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등은 명확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에 연구팀은 약 1만명 이상의 실험 참가자를 대상으로 한 총 212건의 선행 연구에 대한 포괄적 메타 분석을 통해, 스킨십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했다. 

그 결과, 스킨십은 사람들의 통증·우울·불안 증상을 경감시켰으며, 특히 아픈 사람은 건강한 사람보다 정신 건강상 이점이 더 크게 나타났다. 

또 건강상 효과는 성인과 아동 모두에게 확인됐다. 유아기에는 부모와의 접촉을 통한 긍정적 영향이 현저하게 높았고, 나이가 들수록 접촉 상대와의 친밀도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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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연구에 포함된 선행 연구의 신체접촉은 쓰다듬기, 문지르기, 포옹, 마사지까지 다양했지만 접촉 방법은 별로 중요하지 않았다. 여성은 남성보다 접촉을 통해 더 많은 혜택을 받았고, 닿는 부위는 머리와 얼굴이 가장 효과적이었다. 접촉 시간보다는 빈도가 잦은 편이 우울증·불안이 개선되고 통증도 줄어들었다.

팩헤이저 박사는 "접촉 시간이 길다고 좋은 것은 아니다. 장시간의 마사지보다 여러 번의 짧은 포옹으로 긍정적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한가지 흥미로운 부분은 신체접촉 상대가 사람이 아닌 무거운 담요·바디필로우·로봇 등 무생물인 경우에도 일정 정도의 이점을 얻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무생물과의 접촉은 정신적 효과는 사람보다 적었지만, 신체적 효과는 사람과 유사한 수준이었다.  

신체접촉으로 인한 치유 효과는 개인차가 존재하지만, 집단 전체 패턴으로 볼 때 신체접촉이 심신에 미치는 건강상 이점은 이번 대규모 연구에서도 명확했다.  

팩헤이저 박사는 "스킨십은 어른과 아이의 통증 및 우울감을 낮추고 신생아 체중 증가 촉진에도 도움이 된다"며 "가족 혹은 친구와 포옹하고 싶다고 느낄 때 상대가 동의한다면 언제든 주저 말고 실천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