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 구독료는 왜 계속 오르는 걸까?
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넷플릭스나 디즈니+ 등 주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예전처럼 저렴한 가격에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시대는 저물었다. 업계가 월정액 요금을 연이어 인상하고 계정 공유도 엄격하게 단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OTT 업체들이 소비자 불만과 이탈에도 가격 인상을 단행하는 이유에 대해 온라인 미디어 복스(Vox)가 해설했다.
영상에서는 미국 뉴스 미디어 블룸버그(Bloomberg)의 엔터테인먼트 담당 편집장인 루카스 쇼(Lucas Shaw)가 스트리밍 서비스의 시대적 변화와 요금 인상 요인에 대해 설명한다.
구독형 서비스의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콘텐츠를 전달하는 입장에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 가령 넷플릭스는 서비스 런칭 당시 '유료 가입자 확보'라는 한 가지 방법으로 수익을 올리는 구조였기 때문에 매출 확대를 위해서는 가입자를 늘리거나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다. 실제로 넷플릭스 설립자는 2021년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회사 채무의 상승 폭보다 더 빨리 가입자를 끌어들여 가격을 인상할 수 있다는 쪽에 베팅했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넷플릭스는 많은 시청자를 끌어들였고, 2016년부터 2020년까지 4년간 가격을 5배 가까이 인상했다.
넷플릭스는 업계를 선도하며 눈부신 발전을 거두었지만 2020년 전후로 성장세 둔화 조짐이 감지됐고, 2022년에는 서비스 런칭 후 처음으로 가입자 수가 감소했다. 첫 3개월 동안 20만 명 감소했고, 그 다음 3개월 동안에는 약 100만 명이 넷플릭스를 떠났다.
쇼 편집장은 "인구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구독 서비스 가입자는 '상한'이 발생하기 마련이다"라고 지적한다.
하지만 넷플릭스는 잠재적인 가입자가 아직 많이 존재한다고 판단했다. 그리고 2023년 5월 미국을 시작으로 계정 공유를 유료화하는 정책에 나섰다. 계정 공유는 가구 구성원끼리만 가능하며, 이외에는 추가 요금을 내야 한다. 가구 구성원이 아니라면 별도의 아이디를 만들어 이용권을 구매하거나, 계정 공유를 위한 이용자 추가 요금을 지불하는 방식이다.
넷플릭스는 서비스 초기 계정 공유를 인지하면서도 가입자 확대를 위해 이를 묵인하고 나아가 마케팅에 이용했다. 하지만 가입자 포화에 직면하자 '계정공유 유료화'가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보고 방침을 180도 선회한 것이다. 결과적으로 계정 공유 금지는 예상을 웃도는 성과로 이어져, 2023년 2분기 신규 가입자 수는 590만 명에 달했다.
한편, 디즈니가 미국과 일본에서 운영하는 또 다른 OTT인 ‘훌루’는 런칭 시점부터 다른 방식으로 수익을 추구했다. 훌루는 광고 없는 일반 플랜과 광고형 플랜의 2단계로 구분해 서비스를 제공한 것이다. 가격이 낮은 광고형 플랜은 더 수익성이 높았고, 2019년경 훌루는 광고형 플랜의 가격을 2달러 인하했다.
쇼 편집장은 "광고 수익은 훌루가 매우 효과적인 성공을 거둔 부분이다. 광고는 OTT 비즈니스 성공의 열쇠"라고 말했다.
훌루의 성공 이후 많은 OTT 서비스가 비교적 저렴한 광고형 플랜을 앞다퉈 도입하기 시작했다. 시청자는 저렴한 요금제를 선호하기 때문에 광고형 플랜은 대부분 수익 증가로 이어진다.
하지만 여전히 적자를 면치 못하는 OTT도 많다. 쇼 편집장은 그 원인에 대해 "넷플릭스가 지난 15년 동안 거둔 성공을 3년~5년 정도로 응축하려고 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서비스 준비 과정의 채무 ▲런칭 후의 수익 손실 ▲가입자 감소 등과 단기간에 싸우고 있는 업체들은 적자폭 확대 속에 구독료 인상에 나서는 악순환을 반복한다. 현재 대부분의 신흥 OTT 서비스는 요금 인상과 함께 광고형 플랜을 도입하고 있다.
영상에서는 마지막으로 '환승 고객'에 대해 언급했다. 훌쩍 오른 요금 탓에 콘텐츠 소비 주기가 점차 짧아지면서 여러 OTT를 옮겨가며 시청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업계는 이른바 '콘텐츠 쪼개기'를 통한 공개 방식까지 구사하며 충성고객 유치에 혈안이지만, 콘텐츠 전쟁이 뜨거워질수록 각자의 셈법은 한층 복잡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