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때 들었던 음악에 평생 머무르는 이유는?

2024-05-07     김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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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10대 학창 시절 좋아했던 노래는 평생의 음악 취향을 좌우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데이터 저널리스트 다니엘 패리스에 따르면 다양한 노래와 여러 음악 장르를 듣고, 더 들으려는 욕구와 능력은 '오픈 이어'라고 불린다. 

사춘기 청소년들은 오픈 이어가 뛰어나 다양한 음악 장르를 탐구하며 음악 감상에 대한 의욕이 높다. 어린 시절에 듣던 음악은 젊은이들의 감정과 정체성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며 평생 음악 취향에 큰 영향을 미친다. 

뉴욕타임스(NYT)가 세계 최대 음원 사이트 스포티파이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이용자가 재생을 가장 많이 한 노래는 10대, 특히 13세~16세 무렵 들었던 익숙한 노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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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영국 시장조사회사 유고브(YouGov)가 '어느 시대의 음악이 가장 뛰어났습니까?'라는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에 태어난 Z세대는 '2010년대'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구체적으로 1980년대부터 1990년대에 태어난 밀레니얼 세대 중 최다는 '1990년대'. 1965~1970년대 출생자인 X세대는 '1980년대', 1946~1964년생 베이비부머는 '1970년대', 1928~1945년 사이에 태어난 침묵세대는 '1950년대 이전'이 가장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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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모든 세대가 '내가 젊었던 시절의 음악이 가장 뛰어났다'고 믿는 것이다. 패리스는 "세대를 넘어 이러한 경향이 나타나는 것은 발달상의 요인에 기인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스트리밍 플랫폼 디저(Deezer) 조사에 따르면 새로운 음악의 발견은 24세에 정점을 찍고, 이 시기를 지나면 음악 트렌드를 따라잡는 능력이 점차 떨어진다. 많은 응답자가 '30대 이후 신곡을 찾아 듣는 횟수가 크게 줄었다'고 보고했고, 디저는 '음악 취향이 정체되기 시작하는 나이는 31세'라고 결론지었다. 

아래는 스포티파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사용자 음악 취향이 나이와 함께 유행에서 어떻게 벗어나는지를 분석한 것이다.

중심으로 갈수록 자주 듣는 노래가 유행곡인 반면, 바깥쪽으로 갈수록 유행에서 벗어나는 곡임을 의미한다. 10대 때는 유행하는 노래를 즐겨 듣지만 나이가 들수록 서서히 유행에서 벗어난 노래를 듣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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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에 접어들면 유행에서 벗어난 과거의 노래를 선호할 뿐만 아니라, 스트리밍 중 새롭게 접하게 되는 아티스트의 수도 감소한다. 

이 그래프는 '연령별로 자주 듣는 아티스트의 수'를 나타낸 것이다. 25세~34세를 기점으로 점차 감소하는 것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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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리밍 플랫폼 디저는 설문조사를 토대로 나이가 들수록 즐기는 노래가 정체되는 요인에 대해 ▲'방대한 선택지에 압도되어서' ▲'일에 치여 음악을 찾아 들을 여유가 없어서' ▲'자녀 양육으로 음악을 찾아 들을 여유가 없어서' 등을 꼽았다.

패리스는 "나이가 들면 새로운 음악을 찾는 것이 상대적으로 힘들 수 있다. 하지만 시간과 노력을 들이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