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대비 최고액"...美, 삼성 반도체 투자 '9조원' 지원

2024-04-16     김정은 기자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CNBC 뉴스 캡처 

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미국 정부가 15일(현지시간) 미국 내 대규모 반도체 생산시설에 투자하는 삼성전자에 보조금 64억달러(약 8조9천억원)를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삼성전자가 미국 현지에 400억 달러(약 55조3000억원) 이상의 반도체 생산 투자를 결정한 데 따른 보조금 지원이다.

◆ 美, 자국 첨단 반도체 생태계 확장에 속력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삼성전자의 텍사스 반도체 제조 시설 건설에 미국 정부는 최대 64억 달러를 지원하며, 이는 반도체 제조 분야의 부활을 노리는 바이든 행정부의 주요 보조금 지급 결정 가운데 가장 최근의 일"이라고 보도했다.

또 워싱턴포스트(WP)는 "이번 거래는 미 정부가 애리조나주 사업 확장을 위해 대만 TSMC에 66억 달러의 보조금을 지급하겠다고 발표한 지 일주일 만에 이뤄졌다"고 전했다.

현재 미국은 글로벌 첨단 반도체 패권 확보를 위한 공급망 구축에 나서고 있으며 중국과 대만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주요 반도체 기업을 대상으로 천문학적인 지원금을 지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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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산업협회(SIA)에 따르면 글로벌 반도체 제조 역량에서 미국 점유율은 1990년 37%에서 2020년 12%까지 하락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보조금 지원을 통해 핵심 반도체 공장을 자국에 건설하도록 해 2030년을 목표로 최첨단 반도체의 20%를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결정 역시 삼성전자의 현지 반도체 생산시설 투자를 촉진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앞서 조 바이든 대통령은 첨단 반도체 생산 능력을 확대를 위해 2022년 반도체법(칩스법)에 서명했다. 이는 미국 내 반도체 생산시설 설립 기업에 대한 보조금 지원 관련 법이다.

◆ 인텔-TSMC 이은 3번째 규모

미 상무부는 "삼성전자에 대한 보조금 액수를 확정했다"며 "삼성전자는 첨단 메모리와 첨단 로직 기술 모두를 선도하는 유일한 첨단반도체 기업"이라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삼성전자는 텍사스주 테일러에 짓고 있는 반도체 공장과 추가 신규 공장을 설립하는 동시에 연구·개발(R&D) 센터와 패키징(후공정) 시설까지 총 4개의 공장을 신설한다. 

4나노(nm) 및 2나노 반도체를 생산할 테일러의 첫 공장은 연내에 완공될 예정이며 2026년 가동을 시작한다. 2나노 로직(시스템) 반도체를 양산할 두 번째 공장은 2027년 양산 예정이다. 패키징 공장에는 HBM과 첨단 메모리 제품 설비가 들어설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의 테일러 전체 투자 규모는 약 2년 전에 발표한 170억 달러에서 총 400억 달러 이상으로 늘어나게 되며, 투자 규모 확대로 인한 현지 인력 확보에도 속력을 내고 있다. 

이번 지원금은 앞서 발표된 인텔(85억달러), TSMC(66억달러)에 이은 세 번쨰 규모다. 앞서 인텔과 TSMC는 각각 1000억 달러와 650억 달러의 미국 내 투자를 결정했다. 

사업 투자금(450억 달러) 대비 보조금 비율은 TSMC나 인텔보다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으로 투자액 대비 보조금 비율로 계산하면 ▲삼성전자-16%, ▲TSMC-10.2%, ▲인텔-8.5% 순이다. 

이날 뉴욕타임스(NYT)는 "보조금 외에도 삼성은 텍사스 공장을 건설하고 생산 장비를 갖추는 데 드는 비용의 25%를 충당할 수 있는 연방 세금 공제를 청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 현지 언론 "미국 내 일자리 2만개 창출"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삼성전자의 추가 투자는 미국 텍사스 중부의 공고한 첨단 반도체 생태계 역할과 최소 2만1500개의 일자리를 창출의 효과가 있다. 한미동맹이 어떻게 기회를 만드는지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현지 매체들도 이번 결정이 창출할 대규모 일자리에 중점을 두고 관련 소식을 보도했다.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KXAN 뉴스 캡처 

NBC 계열 지역방송사 KXAN은 "삼성전자가 텍사스 테일러에 있는 시설에 대해 64억 달러의 보조금을 받게 될 것이다. 백악관은 2만1천개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국가 안보를 보호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경제매체 CNBC는 "지나 라이몬도(Gina Raimondo) 미국 상무장관은 이 프로젝트로 최소 1만7천개의 건설 일자리와 4천500개 이상의 제조업(생산직) 일자리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