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포기한 애플, 가정용 로봇 개발 눈독
스마트 홈 시장서 아이폰 대체할 미래 모색
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자율주행 전기차 개발 프로젝트를 포기한 애플이 이번에는 가정용 로봇 개발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은 지난 2월 2014년부터 10년간 개발에 매진해 온 자율주행 전기차 '애플카' 프로젝트를 포기한 바 있다. 100억 달러에 달하는 막대한 비용과 수천 명의 인력을 투입했지만, 시장 출시 전에 프로젝트 자체를 전면 중단하는 초유의 사태에 '실리콘밸리 빅테크 사상 최악의 실패'라는 시장의 혹평을 받았다.
비밀리에 추진되고 있는 이번 로봇 프로젝트는 아직 연구 초기 단계다. 현시점에서 어떤 방식으로 구현될지는 명확하지 않으며 상용화까지 적어도 10년 이상 걸릴 전망이다.
블룸버그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3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애플은 차세대 먹거리로 개인용 로봇 시장을 낙점했다. 하드웨어 엔지니어링 부문과 AI 및 머신러닝 그룹이 로봇 연구를 담당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매체는 가정용 로봇 개발이 실현되면 애플의 차기 핵심 사업의 하나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검토중인 아이디어는 집안일을 돕는 모바일 로봇과 로봇 공학 기반의 탁상용 스마트 디스플레이 로봇이다. 디스플레이를 자동으로 움직이는 탁상용 로봇 아이디어 자체는 몇 년 전부터 연구해 왔다. 페이스타임 세션 중 통화 상대가 고개를 끄덕이면 디스플레이도 상하로 흔들거나 다자 영상 통화 중 한 사람을 정확히 비추는 기능 등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시장성과 기술적인 과제 등으로 내부에서 계획 추진 여부를 놓고 의견이 분분했다. 이에 따라 탁상용 스마트 디스플레이는 모바일 로봇보다 훨씬 진전된 단계지만 지난 수년간 애플의 제품 로드맵에 추가되거나 삭제되어 왔다.
앞서 애플은 "회사의 미래는 자동차, 가정, 혼합현실의 3개의 분야를 중심으로 진행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10년 이상 투자한 애플카 계획을 결국 포기한 상태에서 혼합현실(MR) 헤드셋인 비전 프로도 수익원으로 자리매김하기까지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다.
산적한 엔지니어링 과제와 수익성 우려에도 불구하고 애플이 로봇 분야에 관심을 보이는 것은 애플이 아이폰을 이을 신규 수익원 창출에 난항을 겪고 있다는 사실을 시사한다.
애플은 이제 AI와의 연계가 용이한 로보틱스 분야에서 새로운 수익원을 모색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애플이 주목한 미래 먹거리에서 자동차와 혼합현실을 제외하면 남은 것은 가정뿐"이라며 "애플은 스마트홈 시장으로 초점을 옮겨 경쟁력을 높일 방법을 찾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매체는 애플이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AI 개발에 다각도로 투자를 진행하고 있어 올해 하반기에는 더 구체적인 계획이 드러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