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 장수인의 혈액에서 볼 수 있는 특징은?

2023-10-11     김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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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인간이 얼마나 오래 살 수 있는지, 그리고 무엇이 길고 건강한 삶을 결정하는지는 오랜 고민의 대상이었다. 고대 그리스시대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는 이미 2300년 전 노화 과정에 대해 탐구하고 기록으로 남겼다. 

하지만 장수에는 유전적 요인과 라이프스타일의 복잡한 상호작용, 나아가 이러한 요인이 평생 그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 등이 복잡하게 얽혀 있어 100세 이상 장수하는 사람이 늘어난 현대에도 이 문제에 대해 명확한 답은 나오지 않고 있다. 

스웨덴 욍립 카롤린스카연구소가 진행한 새로운 연구에서 100세가 넘는 사람의 혈액을 분석한 결과 혈액 속 몇몇 바이오마커가 장수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제로사이언스(Geroscience)'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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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령층과 100세 이상 노인은 우리가 더 오래 사는 방법과 더 건강하게 노화하는 방법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어 큰 관심을 받아 왔다. 이에 연구팀은 100세 이상 장수한 사람과 단명한 사람의 바이오마커 프로파일을 비교하기 위해 64~99세 시점에 건강검진을 받은 4만4000명의 스웨덴인을 포함한 AMORIS 코호트 연구 데이터를 분석했다.

AMORIS 코호트 연구에서는 참여자에 대한 최대 35년간의 추적 관찰이 이루어졌다. 4만4000명 중 1224명(2.8%)이 100세 이상 장수했으며, 100세를 넘은 사람의 약 85%는 여성이었다.

참여자를 대상으로 혈액을 채취해 ▲염증 ▲대사 ▲간·신장 기능 ▲잠재적 영양실조 ▲빈혈과 관련된 12개 혈액 기반 바이오마커에 대한 측정이 이루어졌다.

데이터 분석 결과, 100세 이상 장수하는 사람들은 60대 이후 시점에서 글루코스(Glucose, 포도당)·크레아티닌(creatinine, Cr,)·요산(uric acid) 수치가 전체적으로 낮아지는 경향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총콜레스테롤 수치나 철분 농도가 너무 낮은 사람도 100세까지 살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요산: 음식의 소화로 인해 발생하는 체내 노폐물로, 염증과 관련된 바이오마커

콜레스테롤·포도당: 대사 상태 및 기능과 관련된 바이오마커

크레아티닌: 신장 기능과 관련이 있는 바이오마커

중앙값만 놓고 보면 대부분의 바이오마커에서 100세 이상 장수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차이는 유의하지 않았지만 장수하는 사람이 극단적으로 높거나 낮은 수치를 보이는 경우는 드물었다. 가령 인생의 이른 단계에서 혈당이 6.5%를 넘거나 크레아티닌이 1.25mg/dl를 넘는 100세 이상은 거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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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모든 바이오마커가 많든 적든 100세까지 장수할 가능성과 관련이 있었지만, 요산 등 일부 바이오마커는 특히 수명과의 관계가 강했다. 예를 들어 요산 수치가 가장 낮은 그룹의 사람은 100세까지 살 확률이 4%였던 반면, 요산 수치가 가장 높은 그룹의 사람이 100세가 될 확률은 1.5%에 불과했다.

이번 연구는 어디까지나 바이오마커와 수명과의 연관성을 조사한 것으로, 라이프스타일이나 유전적 요인이 관련되어 있는지는 불분명하다. 

연구팀의 카린 모디그(Karin Modig) 박사는 "차이가 크지 않다고 하더라도 대사 건강과 영양, 그리고 장수 사이에 잠재적인 연결고리가 있음을 시사한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