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 유적서 발견된 2천년 전 음식 벽화...피자의 기원?

전문가들 "토마토·모차렐라 치즈 없어 피자로 보기 어렵다"

2023-06-29     김정은 기자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 Archaeological Park of Pompeii

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이탈리아 남부 고대 도시 폼페이는 서기 79년에 발생한 베수비오 화산 대폭발로 통째로 역사 속에서 사라졌다. 약 2천년 전 화산재로 인해 당시 생활상 그대로 매몰된 폼페이는 16세기에 발견됐고, 지금도 발굴 작업이 진행 중이다. 

폼페이에서 최근 마치 피자처럼 보이는 프레스코화가 발견돼 관심이 쏠리고 있다.  프레스코화는 석회 반죽 위에 그리는 회화 기법으로 주로 벽화에 활용된다. 

폼페이 유적 발굴 연구팀은 6월 27일(현지시간) 폼페이 유적지구 중 9번째인 '레지오IX'에서 '마치 현대 피자처럼 보이는 약 2000년 전 프레스코화'를 발견했다고 보고했다.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 Archaeological Park of Pompeii

레지오IX는 세탁소와 빵집 등 상업 시설과 주거가 혼재된 구획이다. 벽화는 빵집 옆 건물의 안뜰 복도에 그려져 있었다. 이 건물은 19세기 부분 발굴된 이후, 올해 1월 다시 발굴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발견된 프레스코화의 모습은 아래 동영상에서 확인할 수 있다. 

벽에 그려진 예쁜 장식무늬 옆으로 은쟁반 위에 토핑이 올라간 평평한 빵이 보인다.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 Archaeological Park of Pompeii

자세히 살펴보면 쟁반 위에 과일과 와인이 담긴 잔이 올려져 있고 왼쪽 끝에 납작하고 둥근 피자 같은 빵이 그려져 있다. 

고고학자 등 전문가들은 그림 속 빵이 고대 로마 시대부터 만들어진 포카차이고, 위에 올려진 것은 석류나 대추야자 열매 등의 과일이라고 판단했다. 쟁반 위에 파인애플로 보이는 과일도 그려져 있는데 당시 유럽에 파인애플은 없었기 때문에 다른 노란 과일로 추정된다. 

가브리엘 추흐트리겔(Gabriel Zuchtriegel) 폼페이 유적 발굴단장은 과일이 올려진 포카차가 현대 피자를 연상시킨다고 말했다.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 Archaeological Park of Pompeii

고고학자들은 "벽화 속 음식이 마치 피자처럼 보이지만 가장 특징적인 재료 중 일부, 즉 토마토와 모차렐라 치즈가 없다는 점에서 엄밀히 오늘날 말하는 피자로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피자가 현대의 형태에 가까워진 것은 16세기 스페인 사람들이 미주 대륙에서 유럽으로 토마토를 가져간 이후의 일이며, 18세기 나폴리를 중심으로 빵 위에 토마토와 치즈를 올려놓으면서 현대식 피자가 탄생한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이탈리아 문화부는 "이번에 폼페이에서 발견된 프레스코화는 현대의 피자를 그린 것은 아니지만 '피자의 먼 조상'일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