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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이달 말로 예정된 한국 주최 다국적 해양차단훈련에 일본 해상자위대 호위함이 자위함기, 즉 '욱일기'를 게양한 채 부산항에 입항하는 방향으로 한일 정부가 조율하고 있다는 일본 언론 보도가 나왔다.

◆ 요미우리, '욱일기 단 日군함 방한' 보도 

요미우리 신문은 25일 복수의 한일 양국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이는 한국 윤석열 정권과의 한일관계 개선 흐름에 따른 것으로, 양국은 방위 교류를 한층 촉진할 생각"이라며 "해상자위대 호위함은 5월 31일 예정된 훈련에 자위함기를 내걸고 부산항에 들어가 각국 관계자와 교류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자위함기(왼쪽)와 욱일기(오른쪽)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위키백과

1954년 자위대법 시행령으로 채택된 자위함기는 욱일기와 기울어진 정도만 다를 뿐 거의 유사해 과거 일본 군국주의을 상징한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욱일기는 태양을 의미하는 빨간 원 ‘히노마루’(日の丸) 주변으로 일왕가 문장인 국화 꽃잎 16개와 같은 햇살이 방사형으로 뻗어 나가는 모양이다. 자위함기는 빨간 원만 좀 더 왼쪽으로 치우쳐 있다.

요미우리 신문은 "한국에서는 문재인 정권의 지지기반이었던 좌파계를 중심으로 욱일기를 '일본의 군국주의 상징'으로 여겨 '전범기'라며 비판하는 목소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2018년 11월 문재인 정부 당시 일본 해상자위대 함정은 한국 해군 주최 국제관함식에 참가하지 않았다. 우리 정부가 욱일기 게양 자체를 요청하자 논란 끝에 결국 불참을 결정한 것이다. 

요미우리 신문은 "일본 정부는 '전범기' 비판은 부당하다는 입장을 거듭 한국 측에 전달했다"면서 "입항이 성사되면 한국의 자위함기 대응이 국제규범에 따른 형태로 돌아온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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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대일관계 회복을 추진하는 한국 윤석열 정권은 정치색이 드러난 일련의 경위와 대북 연계 필요성을 근거로 (자위함기) 게양을 인정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고 보도했다. 

◆ 국방부, "통상·국제적 관례"

한편, 국방부는 일본 군함이 욱일기 문양의 ‘자위함기’를 게양한 채 방한할 것이란 관측에 대해 “국제적인 관례”라는 입장을 내놨다.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은 25일 정례브리핑에서 일본 매체의 보도에 대한 질문에 "자위대 함기를 달고 들어올지, 안 들어올지는 지금 말씀드릴 수는 없다"면서 "통상적으로 그게 국제적인 관례가 아닌가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전 대변인은 "자위함기와 욱일기는 조금 차이는 있다"면서 "국방부는 통상 국제관례와 상호주의에 입각해서 모든 PSI 회원국에 동등한 위치와 기준을 준용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통상적으로 외국항에 함정이 입항할 때 그 나라 국기와 그 나라 군대 또는 기관을 상징하는 깃발을 다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것은 전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공통적인 사항"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5월 31일 열릴 한국 주최 다국적 해양차단훈련인 '이스턴 엔데버 23'은 제주 동남방 공해상에서 진행되며 한국·미국·일본·호주가 참여한다. 일본은 이번 훈련에 호위함 하마기리 함을 파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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