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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후쿠시마 오염수 관리를 점검할 한국측 전문가 시찰단이 21일 일본에 도착해 5박 6일 일정을 시작했다. 

이번 시찰단은 유국희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장을 단장으로 비롯해 원전 시설과 방사선 부분별 전문가 등 21명으로 구성됐다.

그러나 시찰단 파견을 두고 검증 실효성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 전문가 시찰단, 일본 일정 돌입

후쿠시마 시찰단은 22일 첫 일정으로 원자력발전소 담당인 도쿄전력 등과 만남을 갖고 시찰 항목 등을 점검한 한 후, 23일~24일 양일간 후쿠시마 원전 현장을 방문해 다핵종제거설비(ALPS) 등 오염수 관리 실태도 직접 검증할 계획이다. 넷째 날에는 점검 내용을 바탕으로 심층기술 회의와 질의응답 시간이 있으며, 필요 자료를 요청한 뒤 26일 귀국한다. 
 
일본 NHK는 "원전과 해양환경 등 전문가 21명으로 구성된 (한국) 시찰단이 21일부터 6일간의 일정으로 일본을 방문한다"며 "이달 7일에 열린 한일 정상회담에서 도쿄전력 후쿠시마 제1원전에 쌓인 오염수를 기준 이하의 농도로 희석해 바다로 방출하는 계획을 두고 한국 시찰단을 현지에 파견하기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산케이 신문은 "한국에서 (오염수) 해양 방출에 대한 우려가 높아, 한일 양국은 7일 정상회담에서 시찰단 파견에 합의했다"며 "체류 중 방사성 물질을 제거하는 다핵종제거설비(ALPS)의 가동 상황 등을 확인하고 일본 측 관계기관의 설명을 듣는다"고 보도했다.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산케이신문

시찰단은 22일 첫 일정으로 오전 9시 시찰단 준비 회의를 갖고, 오후 1시 30분 관계기관인 도쿄전력 등과 기술회의를 갖고 세부 시찰 항목을 확인한다. 
 
시찰 기간의 핵심 일정은 23일과 24일로 예정된 후쿠시마 현장의 오염수 관리 실태 점검 과정이다. 오염수 저장 탱크와 다핵종제거설비 장치인 알프스(ALPS‧Advanced Liquid Processing System) 장비 실태를 점검한다. 

유국희 시찰단장은 "각 분야별 최고 전문가·실무진이기 때문에 과학적 근거와 기준을 가지고 안전성을 계속 확인해 나갈 것"이라며 "오염수 정화부터 방류까지 전반적으로 점검하겠다. 특히 다핵종제거설비를 집중적으로 살펴, 핵종에 대한 제거 부분이 제대로 될 수 있는지 방류 관련 안전성을 체크하겠다"고 언급했다. 
 
◆ 민간인 배제한 시찰단....안전성 평가 의구심

이번 사찰단에는 당초 정부 공언대로 민간 전문가가 포함되지 않았고 명단 자체도 비공개로 처리해 불투명성을 키웠다는 비판이 나온다. 결국 형식적인 시찰에 그쳐 일본 측에 오염수 처리 명분만 줄 수 있다는 지적이다.  
 
대만 등 태평양 인근 일부 국가도 2022년 3월 후쿠시마 오염수 관련 시찰단을 일본 현지에 파견했지만, 일본 측의 현장 통제로 이렇다 할 성과를 얻지 못했다. 우리 시찰단의 동선도 대만 시찰 당시의 코스와 유사할 것으로 예쌍된다.  

무엇보다 일본에서는 시찰단 역할이 '안전성 평가'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현지 매체인 산케이신문은 19일 보도에서 "니시무라 야스토시(西村康稔) 일본 경제산업상은 앞서 9일 기자회견에서 이번 시찰에 대해 '국제원자력기구(IAEA) 리뷰처럼 오염수 안전성 평가를 실시하는 것이 아닌, 어디까지나 한국 내 이해가 깊어지도록 하기 위한 대응'이라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대형 물탱크에 보관중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NHK 뉴스 화면 캡처 

외무성이 공개한 12일 보도자료에도 시찰단 방문이 검증이나 시찰이라는 용어 대신 '설명회'(briefing session)라고 표현되어 있다.  

한편, 이번 시찰과 별개로 국제원자력기구(IAEA)도 이르면 6월 중에 후쿠시마 오염수 관련 6차 보고서 발표를 통해 오염수의 방류 관련 최종 입장을 공개할 전망이다. IAEA 검증단은 중간보고서에서 이미 오염수 방류에 별다른 문제가 없을 것이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IAEA가 오염수 방류를 최종 허용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20일 G7 정상이 발표한 공동성명에는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에 대해 "국제원자력기구(IAEA) 안전 기준과 국제법에 따라 수행될 IAEA의 독립적인 검증을 지지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 시찰단이 검증을 마치고 결과를 발표하더라도 일본에 오염수 방류 면죄부만 주는 꼴이라는 여론의 비판은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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