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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인텔이 비트코인 채굴 전용 반도체 제품 '블록스케일' 시리즈의 후속 모델을 출시하지 않고 제조를 종료한다고 18일(현지시간) 밝혔다. 사실상 가상화폐 채굴 시장에서 철수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2022년 2월 인텔은 가상화폐 채굴과 블록체인 시장 진출을 결정하고 비트코인 채굴 용도에 특화된 ASIC(주문형 집적회로) '블록스케일 1000' 시리즈를 공개했다. 

그러나 비트코인 가격 폭락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로 에너지 비용이 폭등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비트코인을 채굴할수록 손해를 보는 구조가 되자 주요 채굴 기업들은 파산 위기에 내몰렸다.  

결국 인텔은 채굴용 칩 시장에서 불과 1년 만에 철수하기로 결정했다. 올해 10월 20일까지만 주문을 받고, 2024년 4월 20일까지 출하를 종료할 예정이다. 

올해 비트코인 가격이 회복세를 보이며 채굴 상황이 개선되기는 했지만, 경기 침체와 가상화폐 시장의 전반적 상황을 고려할 때 애초에 인텔이 너무 늦게 시장에 진출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인텔의 전체 전략을 담당하는 수석 아키텍트이자 마이닝 전용 칩 사업을 총괄하던 라자 코두리(Raja Koduri) 수석 부사장은 지난 3월 퇴사 소식이 알려졌다. 그는 향후 AI 소프트웨어 회사를 설립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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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결정에 대해 인텔 대변인은 "블록스케일 시리즈 종료는 종합반도체(IDM) 2.0 전략에 대한 투자 집중을 위한 것이다. 생산은 종료하지만 관련 고객 지원은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향후 신제품 출시에 대해 "시장 기회를 계속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여지를 남겼다.  

팻 겔싱어(Pat Gelsinger) 인텔 CEO는 채산이 맞지 않는 부문과 사업에 대한 정리를 진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서버 사업에서 철수하고 데이터센터 부문을 MiTAC에 매각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미국 그래픽 칩 제조회사 엔비디아도 2021년 채굴용 CPU를 출시한 바 있지만, 올해 마이클 케이건 최고기술책임자(CTO)가 '가상화폐는 사회에 아무런 쓸모가 없다'는 비판적 견해를 밝혀 주목을 모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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