락타리우스 인디고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Flickr

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심각한 기후변화를 초래하는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해서는 삼림 면적을 늘려 수목이 더 많은 탄소를 흡수하도록 해야 한다. 하지만 늘고 있는 인구의 식량 문제 해결을 위해, 삼림 벌채를 통한 농지 전환은 여전히 세계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다. 

유엔 인구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인구는 2037년 90억명을 넘어서고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이러한 기후 문제와 식량 문제를 함께 해결할 방법으로 영국 스털링 대학 자연과학 명예교수인 폴 토마스 박사 연구팀은 삼림에서 버섯을 키울 것을 제안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미국립과학원회보(PNAS)'에 게재됐다.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PNAS

연구팀에 따르면 2010~2020년 세계 산림 면적은 연간 약 470만 헥타르(1㏊=1만㎡) 감소했다. 이러한 삼림 벌채 추진의 가장 큰 요인은 농지 수요다. 기후변화 대책으로 식재가 필요하지만 식량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할 수 없이 나무를 베어내야 하는 딜레마가 발생하는 것이다. 

이에 주목한 토마스 박사는 식용 버섯의 일종인 '락타리우스 인디고(Lactarius indigo)'에 주목해 연구를 진행해 왔다. 식용 버섯은 식이섬유·필수지방산·단백질이 풍부해 육류나 생선 등의 단백질원을 대체할 가능성이 있다.

락타리우스 인디고는 살아있는 나무와 상생하며 성장하는 버섯으로, 코스타리카에서 미국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지역에서 재배가 가능하다. 

연구팀에 따르면 삼림 벌채 농장에서 소를 사육할 경우 헥타르당 연간 4.76.99kg의 단백질이 생산된다. 이를 나무들과 락타리우스 인디고의 조합으로 대체하면 삼림의 탄소 흡수 능력은 유지한 채 같은 토지 면적에서 연간 7.31kg의 단백질을 생산할 수 있다.  

또 버섯은 장기간 토양에 탄소를 저장할 수 있고, 가축과 달리 많은 양의 비료·물·사료 등의 자원을 투입할 필요도 없다. 토마스 박사는 지상에서 수집한 데이터와 원격 탐사에 의한 삼림 면적 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산림에서의 대규모 버섯 재배가 헥타르당 연간 12.8톤의 탄소를 줄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아래는 연구팀이 버섯 재배의 가능성에 대해 설명하는 영상이다.  

식물을 재배하는 농업은 언뜻 탄소 배출량이 적은 것처럼 보이지만, 가장 탄소 배출량이 적은 곡물이나 콩류조차 흡수량보다 배출량이 더 많다. 이에 반해, 나무에서 재배하는 버섯은 식량을 생산하면서 탄소를 대기 중에서 흡수할 수 있다. 

토마스 박사는 "만약 2010년~2020년 사이 세계에서 이루어진 식림과 함께 버섯이 재배되었다면, 탄소를 저장하면서 연간 1890만 명분의 칼로리 생산이 가능했을 것으로 추산된다"며, "우리의 식량 생산 시스템은 확장성이 높고 현실적이며 온실가스를 흡수하기 위한 강력한 수단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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