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질량 블랙홀 상상도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ESA/Hubble, Digitized Sky Survey, Nick Risinger

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우주의 은하 중심에서 태양 질량의 300억 배가 넘는 초대질량 블랙홀((Black Hole)이 새롭게 발견됐다. 

영국 더럼대학 물리학자인 제임스 나이팅게일 박사 연구팀이 지금까지 발견된 블랙홀 중 가장 큰 축에 속하는 대형 블랙홀을 확인했다고 영국 왕립천문학회 월보(MNRAS)에 발표했다. 이 블랙홀은 태양 300억개분의 질량을 가지며 지구에서 27억 광년 떨어진 은하의 중심에 존재한다.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MNRAS

연구팀에 따르면 문제의 블랙홀은 지구에서 약 27억 광년 떨어진 아벨(Abell) 1201 은하단 중심에 존재하며 질량은 태양의 약 327억배에 달한다. 일반적인 초대질량 블랙홀의 질량은 태양의 수백만~수십억배로 알려져 있어, 이번에 발견된 블랙홀이 얼마나 거대한 천체인지 알 수 있다. 

블랙홀은 강한 중력으로 시공이 왜곡되어 빛마저도 삼키는 특징을 가진 천체다. 거대한 질량을 가진 별이 폭발하여 생성되는 블랙홀은 탄생까지 매우 오랜 시간이 걸리고 소멸까지도 아득한 시간이 필요하다.

블랙홀 대부분은 활동 상태에 있으며 빛·X선·기타 방사선 형태로 에너지를 방출하지만, 활동 상태가 아닌 블랙홀의 경우 X선 등 방사가 강력하지 않아 관측하기가 매우 어렵다. 현재까지 우리은하 내에서 발견된 블랙홀은 20여개 정도다.

발견이 어려운 블랙홀을 찾기 위한 방법 중에 하나가 '중력렌즈 효과'로 불리는 현상을 이용하는 것이다. 블랙홀처럼 거대한 질량을 가진 천체가 존재하면 주위 시공간 자체가 뒤틀려 버리기 때문에 마치 렌즈를 통과했을 때처럼 빛이 굴절되거나 확대되어 보일 수 있다. 이 빛의 뒤틀림을 관측함으로써 블랙홀의 존재를 찾아내는 방식이다. 

아래는 실제 아벨 1201을 포착한 사진이다. 중앙 검은색 원의 오른쪽 상단에 위치한 은하의 빛이 굴절돼 활 모양으로 일그러져 보이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그동안 아벨 1201 은하 안에 매우 큰 블랙홀이 존재할 것으로 추정했지만, 상세한 내용은 확인하지 못했다.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Durham University

이에 더럼대 연구팀은 그동안 허블우주망원경으로 촬영한 아벨 1201 이미지를 DiRAC 고성능컴퓨팅(HPC)을 이용해 분석했다. 빛이 블랙홀을 통해 굴절되는 과정을 수십만 번 시뮬레이션한 결과, 중력렌즈 특성상 아벨 1201 중심에 초대질량 블랙홀이 존재한다고 결론내렸다.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Durham University

나이팅게일 박사는 "지금까지 알려진 대부분의 대형 블랙홀은 주변 물질을 끌어들여 X선을 비롯한 전자기파 에너지를 방출하는 활동 상태였기에 포착이 가능했다"며 "중력렌즈 효과를 검증함으로써 활동 상태가 아닌 블랙홀 연구가 가능해진다. 이러한 접근법을 통해 보다 많은 블랙홀을 검출하고 신비로운 천체들이 우주에서 어떻게 진화해 왔는지 밝힐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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