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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생후 4~6개월 시기에 먹는 이유식이 알레르기 위험을 줄이는 중요한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번 논문은 국제학술지 '알레르기 및 임상면역학 저널(The Journal of Allergy and Clinical Immunology)'에 게재됐다. 

식품 알레르기는 땅콩이나 갑각류 같은 특정 식품에 노출되면 면역계가 일부 성분을 항원(알레르겐)으로 인식해 비정상적인 면역반응이 일어나는 질환이다. 특히 땅콩 알레르기는 최근 급증하는 추세로, 영국에서는 50명 중 1명이 땅콩 알레르기를 앓고 있다. 

과거에는 알레르기 유발 식품에 대한 영유아 노출 시기를 늦추는 것을 권했지만, 최근 알레르기가 우려되는 식품을 이른 시기에 소량씩 주면 오히려 알레르기에 발생을 낮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들이 나오고 있다. 

미국 국립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NIAID)는 '중증 습진이나 계란 알레르기가 있는 경우 생후 4~6개월, 경도에서 중도 습진이 있는 경우 6개월경, 그 외 유아는 가족의 취향이나 문화습관에 따라 연령에 맞는 시기에 땅콩을 유아식에 도입하라'고 2017년 가이드라인에서 제안했다. 

또 유럽 알레르기임상면역학회도 '땅콩알레르기 유병률이 높은 집단에서는 생후 4~6개월 안에 땅콩을 유아에게 줄 것'을 2021년 가이드라인에서 제안한 바 있다. 가이드라인이 습진을 기준으로 하는 것은 아기 때 습진 증상을 보이면 식품 알레르기를 일으키기 쉽기 때문이다.

영국 사우샘프턴대 그레이엄 로버츠 교수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알레르기 원인이 되는 식품을 조기에 섭취하는 것이 전체 인구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와 섭취를 시작하는 최적의 시기를 알아보기 위해 알레르기 위험이 낮은 유아부터 높은 유아까지 다양한 유아를 대상으로 진행된 과거 검사 결과 데이터를 조사했다.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The Journal of Allergy and Clinical Immunology

연구대상이 된 시험은 ▲중증 습진이나 계란 알레르기가 있는 생후 4~11개월 유아를 대상으로 한 LEAP(Learning Early About Peanut Allergy)와 그 예비 선별검사 ▲위험성이 너무 낮거나 이미 알레르기가 있어 LEAP에 참여하지 않은 유아를 대상으로 생후 60개월 시점에서 알레르기 검사를 실시한 PAS(Peanut Allergy Sensitization) ▲모유로 자란 생후 3개월 영아에서 6종의 알레르겐 식품(땅콩·삶은 달걀·참깨,·우유·흰살생선·밀) 테스트를 진행한 EAT(Enquiring About Tolerance) 등이다.

연구팀이 이들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생후 4~6개월 시기에 땅콩 제품을 주면 알레르기가 77% 감소해, 이 시기가 땅콩을 먹이기에 최적의 타이밍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특히 습진이 있는 아기는 생후 4개월의 상당히 이른 단계에 주는 것이 권장된다. 반면 생후 12개월 단계에서 땅콩을 접하도록 하면 알레르기 예방 효과는 33%에 그쳤다. 

다만 아기에게는 땅콩 자체보다는 부드러운 땅콩버터나 아기용 땅콩 제품을 줘야 한다고 연구팀은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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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 공저자인 기데온 라크(Gideon Lack) 킹스칼리지런던 교수는 "조기에 땅콩 제품을 먹이는 것이 일반적인 이스라엘에서는 땅콩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이 매우 드물다. 땅콩 제품을 이유식으로 먹이는 이점은 시간이 지날수록 감소한다"며 알레르기 유발 빈도가 높은 땅콩을 생후 4~6개월부터 접하게 하라고 조언했다. 

기존 연구는 주로 알레르기 위험이 높은 유아를 대상으로 했지만, 이번 연구는 모든 유아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 실제로 알레르기 대부분은 습진 등 위험 인자가 없는 아기에게 발병한다. 

연구팀은 "과거는 땅콩 등 알레르기 유발 식품은 아이가 최대한 늦게 접해야 한다고 알려졌다. 하지만 이른 유아기부터 알레르기 유발 식품을 접하게 하는 단순하고 안전한 개입이 오히려 미래 세대에 막대한 이익을 가져다주는 효과적인 공중위생 예방 전략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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