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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미국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은행(SVB) 경영파탄에 따른 영향이 유럽과 아시아 등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다. 그동안 스타트업 투자를 적극적으로 해온 SVB의 파산으로 세계 각지 벤처·스타트업에 미칠 악영향이 우려되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에 거점을 둔 SVB는 스타트업의 성장과 함께 몸집을 불려왔다. 그러나 2023년 3월 10일(현지시각) SVB 경영 위기 소식이 전해지자 고객들이 예금을 앞다퉈 대거 인출하는 뱅크런이 발생했다. 

파산 전날 SVB는 예금 감소로 미국 국채로 구성된 매도가능증권(AFS)을 매각해 18억달러 규모의 손실을 입었다고 발표했는데, 이것이 초고속 붕괴로 이어졌다. 9일에만 420억 달러의 예금이 빠져나갔고, SVB 주가는 60% 폭락했다.

경영파탄을 발표한 10일 미 캘리포니아주 금융보호혁신국은 불충분한 유동성과 지급 능력 부족을 이유로 SVB를 폐쇄하고 미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를 파산 관재인으로 임명했다.

당초 FDIC로 보호되는 예금보험 상한선은 계좌당 최대 25만 달러로 규정돼 있어 SVB의 투자를 받은 스타트업이 운영자금 부족으로 위기에 빠질 것이란 위기감이 높아졌다. 

이에 3월 12일 미 재무부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연방예금보험공사(FDIC)가 공동으로 "우리는 (미국의) 은행 체계에 대한 대중의 신뢰를 강화해 미국 경제를 보호하기 위해 결정적인 행동에 나선다"며 예금을 전액 보호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그러나 SVB 거래처 기업은 세계 각지에 존재한다. SVB는 그동안 캐나다·영·독일·스웨덴 등 유럽을 비롯해 인도·중국 등 아시아까지 적극적으로 진출해 왔다. 

가령 인도에서는 60개 이상의 스타트업이 약 100만달러 이상을 SVB에 예치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스타트업은 SVB 예금을 즉시 옮겨 이용할 수 있는 별도의 은행 계좌가 없어 빠르게 인출이 불가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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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VB 영국법인은 파산절차를 신청했다. SVB 영국법인 계좌를 보유한 스타트업은 300개사에 달하며 예금 총액은 30억달러 이상이다. 앞서 180여개에 달하는 영국 기술 기업은 자금사정 악화를 호소하는 서한을 11일 제러미 헌트 영국 재무장관에게 보내 정부 개입을 요청하기도 했다. 

로이터통신은 13일(현지시각) 헌트 재무장관이 성명을 통해 영국 정부와 영란은행(영국의 중앙은행)이 추가 납세 부담 없는 예금 보호를 위해 SVB 영국법인을 HSBC에 매각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한편 상하이 푸둥발전은행과 SVB의 중국 합작사인 SPD실리콘밸리은행은  "은행이 SVB로부터 독립적이며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며 인출 자제를 호소했다. 중국 금융당국도 해결책 마련을 위해 긴급회의를 소집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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