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Amazon

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현재 많은 기업들이 물류 업무를 자동화하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하지만 사람의 도움이 거의 필요하지 않은 완전 자동화 물류 시스템을 구현하려면 앞으로 몇 년은 더 걸릴 것이라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미 노동성 노동통계국 조사에 따르면 미국의 창고업 노동자 평균 연수입은 2021년 5월 기준 약 4만1110달러로, 2019년 5월의 약 4만3820달러에서 상승했다. 

스위스로그 홀딩의 미주 CEO인 션 월링포드는 WSJ와의 인터뷰에서 "일손 부족과 임금 상승 속에 기업들이 물류 자동화를 추진하는 것은 시대적 흐름이며, 앞으로도 이러한 움직임은 확산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 獨아포닷컴, 불과 수십명으로 하루 최대 3만건 처리 

매체에 따르면 독일 온라인 약국 아포닷컴(Apo.com)은 2019년 네덜란드에 면적 약 2만 제곱미터(㎡)의 창고를 열고 자동화 기술을 통해 일평균 2.5만~3만건의 주문을 처리한다. 

이 창고는 1일 3교대로 운영되며 한 교대당 20명 정도가 근무한다. 창업자이자 전 CEO인 미하엘 프리치(Michael Fritsch)에 따르면 회사는 자동물류시스템에 1억 달러 이상을 투자했다.

아포닷컴은 미국 로봇 솔루션 전문 기업 '라이트핸드 로보틱스(RightHand Robotics)'의 피킹(picking) 로봇을 도입했다. 이 로봇은 센서화된 로봇 손을 활용해 노동자와 유사한 속도로 제품을 집어들 수 있고, 머신러닝을 통해 수 천 가지 항목을 인식 처리한다. 현재 약국 재고의 97%를 피킹할 수 있으며, 상품 패키지가 비교적 균일한 것이 높은 대응의 비결이라고 회사는 설명했다.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RightHand Robotics

프리치 CEO는 "만일 자동화 기술을 도입하지 않고 동일한 주문 건수를 처리한다면 약 400명의 작업자와 2배의 창고 면적이 필요했을 것"이라며, "특히 일부 업무는 약사가 필요해 비용도 높고 인력을 구하기도 어렵다. 로봇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라고 언급했다.

◆ 아마존, 첨단 AI 로봇팔로 상품 분류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은 최첨단 물류 로봇 개발 및 제조에 주력하며 중점 분야에 대한 투자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아마존은 지난해 11월 취재진을 초청해 미국 동부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시 외곽의 로봇 개발·제조 거점을 공개했다. 그리고 물류시설의 수백만개 상품을 구분해 처리할 수 있는 최신 로봇팔 '스패로우(Sparrow)'를 선보였다. 

인공지능(AI) 기반의 스패로우는 상품 모양·크기·색상·질감 등을 순식간에 인식해 팔의 흡착판으로 빨아들여 구분용 상자 안에 넣는 작업을 수행한다. 아마존 재고 전체의 약 65%에 해당하는 수백만 점을 식별 가능한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마존은 지금까지 창고 업무 자동화를 위해 패키지 더미에서 원하는 짐을 빠르게 선별해 들어 올려 라벨을 인식한 후 카트에 싣는 로봇 팔 카디날(Cardinal) 등의 로봇을 개발·도입해 왔다. 하지만 상자가 아닌 상품 자체를 인식하고 구분하는 로봇은 스패로우가 처음이다. 

◆ 속도 넘어 기술 전쟁...상품 피킹 자동화의 한계   

영국 조사회사 인터랙트 애널리시스(Interact Analysis)가 발표한 리포트에 따르면, 물류창고에 로봇 기술을 도입한 기업은 2022년 기준 약 20%에 달한다. 그러나 아포닷컴이나 아마존처럼 상품 피킹 자동화에 성공한 기업은 그다지 많지 않다.

물류 자동화의 난제 중 하나는 로봇이 다양한 형태와 크기의 상품 패키지를 다룰 수 있도록 섬세한 동작을 구현하는 것이다. 

영국 최대 온라인 식료품 업체 오카도의 테크 플랫폼 부문을 총괄하는 루크 젠슨(Luke Jensen) 최고경영자(CEO)는 "아직 창고 상품 대부분이 수작업으로 포장되고 있다. 5만 종에 이르는 다양한 패키지의 식품을 피킹하도록 로봇을 훈련시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작업이다"라고 언급했다. 

월링포드 스위스로그 홀딩 미주 CEO 역시 "상품을 케이스 단위로 A 지점에서 B 지점으로 이동하는 자동화는 잘 구현되어 있다. 문제는 온라인 주문에 맞춰 상품을 개별적으로 피킹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인터랙트 애널리시스의 루벤 스크라이븐(Rueben Scriven) 수석연구원은 "현시점에서 완전 자동화 창고라고 부를 수 있는 곳은 거의 없다. 실현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며 "향후 10년간 물류 자동화의 목표는 사람의 작업을 지원하기 위한 장비 확충 기반의 생산성 향상"이라고 지적했다.

저작권자 © 데일리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