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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튀르키예 남부와 시리아 국경 근처에서 대지진이 발생한 지 일주일이 지난 13일(현지시간) 양국에서 3만7000명 이상이 사망했다. 튀르키예 재난관리국(AFAD) 등에 따르면 지금까지 튀르기예의 지진 사망자는 3만1643명이며, 시리아 사망자는 5700명을 기록하고 있다. 

유엔(UN)은 두 국가를 합친 사망자가 현재의 두 배 이상으로 늘어날 수 있다는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그 한편으로 기적의 생존자 구조 소식도 이어졌다. 튀르키예 국영 아나돌루 통신에 따르면 튀르키예 동남부 가지안테프에서 17세 소녀가 건물 잔해에 갇힌 지 159시간 만에 구조됐고, 하타이에선 무너진 건물 잔해 속에서 12세 소년이 182시간 만에 구출되는 등 생환 소식이 이어졌다.

현지에서는 수색 및 구조 활동이 계속되고 있지만 생존 가능성은 날로 낮아지고 있다. 재해 지역이 광범위하고 피난처 생활도 장기화될 것으로 우려되는 가운데 피해자 지원을 어떻게 진행할지가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 필요한 지원 변화..."의료·지역사회 재건으로"

튀르키예 재해 지역은 시간이 지나면서 필요한 지원 요구가 변화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튀르키예와 시리아를 강타한 지진 자체보다 2차 보건 위기가 위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앞서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지진으로 인한 부상뿐 아니라 다른 보건상의 필요에 맞는 대피소, 음식, 깨끗한 물, 의료 서비스가 필요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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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부는 15일 민관합동 해외긴급구호협의회를 열고 튀르키예에 대한민국 긴급구호대(KDRT) 2진을 파견하는 방안을 공식 논의할 계획이다. 생존이 가능한 '골든타임'이 이미 상당히 지난 상황인만큼 2진 구호대는 수색구조에서 이재민 구호 등 지역사회 재건 준비에 초점을 맞출 가능성이 있다. 

NHK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국제 긴급 원조대를 파견했으며, 의사나 간호사 등으로 구성된 의료팀이 14일부터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일본 국제긴급원조대 구조팀 구성원으로 현지에 남아 의료팀으로도 활동하는 미나토 유스케 대원은 “환자가 회복할 때까지 오랜 시간 함께 할 의료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파괴된 일상...구호 과정도 난항 

대지진 현장에선 범죄가 증가하면서 불안한 치안에 대한 우려감도 고조되고 있다. 튀르키예 일부 지역에선 약탈과 안전상의 문제로 오스트리아·독일·이스라엘 구조팀 등이 구호 활동을 중단하거나 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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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사회 제재를 받는 시리아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내전 중인 시리아에서는 피해지역이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정권과 반체제파의 지배지역에 걸쳐 있어 지원물자의 반입이 쉽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또 시리아 반체제파 피해지역 구호물자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2014년 결의 이후 유일한 통로인 튀르키예와 시리아 사이 육로인 바브 알하와를 통해서만 전달되어 왔다. 

이런 가운데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13일(현지시간) 반체제 지역에 지원 물자를 전달하기 위해 알아사드 정권이 반군 지역으로 이어지는 바브 알살림과 알라이 2곳의 추가 국경 통로를 3개월간 개방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번 합의로 국경 통로가 추가 개방되면 시리아 지진 최대 피해지역인 서북부로의 구호물자 전달이 한층 빨라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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