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찾아온 심근경색이 이 남자의 삶을 바꿔..."달리다 죽고 싶은 바람"

©데일리포스트=신간 ‘끔찍해서 오늘도 달립니다’ / 이야기가있는집 제공
©데일리포스트=신간 ‘끔찍해서 오늘도 달립니다’ / 이야기가있는집 제공

|데일리포스트=송협 선임기자| “매일 매일 러닝이 다릅니다. 하지만 큰 틀에서 같은 것도 있습니다. 제가 애정해서 자주 달리는 길입니다. 자주 지루합니다. 다름의 아름다움을 보려고 합니다.…(중략) 오늘은 눈을 크게 열었습니다. 가슴도 개방했습니다. 안 보이더군요. 여(아)는 만큼 보이고, 보이는 만큼 느낀다는데...그 경지가 아득하기만 합니다.” (본문 169p 일부 발췌)

지난 20년 전 30대 초반에 갑작스럽게 찾아온 심근경색은 그의 삶의 패턴 일부를 온전히 바꿨다. 죽음의 문턱에서 구사일생 살아간 그가 선택한 ‘달리기’는 망가진 몸을 추스르고 건강 회복을 위해 시작됐지만 이제는 단 하루도 거를 수 없는 그의 생활 일부분이 됐다.

잃어버린 건강을 되찾기 위해 시작한 달리기, 지난 8년 전부터는 건강달리기를 뛰어넘어 ‘울트라 러너’로 성장한 국내 대표 플랫폼 기업 네이버 원윤식 전무의 경험과 느낌을 고스란히 담아낸 자전적 에세이 ‘끔직해서 오늘도 달립니다’를 출간했다. (출판사: 이야기가 있는 집)

저자 원윤식은 지난해 1월부터 하루도 거르지 않고 10km 이상을 달리고, 그날 떠오른 이야기를 네이버 블로그에 매일 기록했다. 블로그 명은 매일 뛰는 남자라고 해서 ‘매뛰남’이다. 이 책에는 이 책에는 1년 동안 3659km 거리를 달리며 느끼고 체감한 저자의 담백한 감정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책의 제목처럼 저자는 비가 오거나 눈이 오거나 혹은 날이 덥거나 춥거나, 또는 숙취에 시달려 컨디션이 나빠도 뛰지 않으면 더 끔찍한 만큼 오늘도 부지런히 달리고 있다. 실제로 그는 지금도 매일 평균 10km 이상 달리며 자신이 알고 있는 주변 지인들을 향해 지금 당장 달리기를 시작할 것으로 권하고 있다.

출판사 이야기가있는 집은 매뛰남이 왜 매일 뛰는지에 대한 답은 제목으로 대변된다고 서평한다. 특히 과음으로 만싱창이가 된 다음 날 뛰면서 꽃을 보았다고 모든 것이 완벽하게 나쁜 것은 없다고 말하며 달리기에 자기 페이스가 있듯이 삶도 자기만의 페이스대로 살자고 권하고 있다.

또 저자 원윤식은 ‘뛰는 길은 모두 다 내 것’이라는 재미를 강조하기도 한다. 저자는 새벽에 혼자 뛸 때는 길이 모두 자기 것이라는 황제 러닝을 말하기도 한다. 간혹 자기를 위한 러닝을 하면서 남을 위한다는 억지도 부린다.

또 젊은 러너에게는 밀리면서 노년의 달림이를 추월할 때 이겼다고 자랑도 하며 달리기는 가정평화에 기여한다는 주장도 늘어놓기도 한다. 저자가 어떤 자신감에서 이 같은 주장을 늘어놓는지는 책에 자세히 나와있다.

동호회에서는 아싸(아웃사이더)라서 슬프다며 ‘아싸라 비(悲)야!’를 외친다. 그 외에도 늦잠을 잤을 때 뛰는 신박(?)한 방법도 있다. 러닝을 훼방 놓는 핑계들을 볼라치면 무릎을 치게 만들기도 한다.

■ 저자 원윤식은?

저자(매뛰남)은 현대정유와 다음(現 카카오)을 거친 대외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다. 지난 2007년부터 네이버에서 재직 중이며 현재 홍보와 대외컴을 담당하는 임원이다.

20년 전인 30대 초반 심근경색으로 죽을 뻔한 것이 계기가 돼 달리기 시작한 지 벌써 20년이 됐다. 또 8년 전부터는 본격적인 울트라 러너의 길로 접어들었다. 실제로 그는 국내에서 열리는 국제마라톤 풀코스는 기본이며 ▲북한강 100km 울트라 ▲한라산 80km ▲지리산 화대 종주 48km ▲영남 알프스 40km ▲동두천 코리아 50km 등에 참가한 울트라 러너이면서도 고수들의 경지는 아직 아득하다며 겸양을 부리며 죽을 때까지 달리고 달리다 죽는 것이 바람이라며 러닝으로 오늘도 자신의 정체성을 만들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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