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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겨울에 해가 짧아지면 기분이 우울해지거나 수면시간이 길어지는 사람을 쉽게 볼 수 있다. 흔히 겨울 우울증 또는 '윈터 블루'라 불리는 계절성 감정장애에 어떻게 대처하면 좋을지, 미국 뉴욕주립대 리나 베그다체(Lina Begdache) 교수가 호주 비영리 학술매체 '더 컨버세이션'(The Conversation)에 해설했다. 

베그다체 교수는 "계절성 감정장애로 잘 알려진 겨울 우울증의 연간 패턴은 낮에 얻을 수 있는 빛의 양과 기분 사이에 강한 연관성이 있음을 시사한다. 쉽게 말해 빛 노출이 적을수록 기분이 저하될 수 있다"고 말한다. 

미국에서는 연간 약 1000만명 정도가 계절성 감정장애의 영향을 받고 있으며, ▲기분 저하 ▲불안감 증대 ▲자존감 저하 ▲수면시간 증가 ▲탄수화물에 대한 갈망 ▲신체활동 감소 등의 증상을 겪는다.

누구나 계절성 감정장애를 경험할 수 있지만, 특히 기분장애 병력이 있는 사람·젊은 성인·여성 등에게 많이 나타난다.

미국에서는 낮의 밝은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목적으로 여름을 중심으로 표준시간을 한 시간씩 앞당겨 생활하는 서머타임이 도입되고 있지만 매년 11월에 서머타임이 끝나면 시간을 다시 되돌려 낮에 받는 빛의 양이 줄어들게 된다고 베그다체 교수는 지적했다.

최근 미국에서는 서머타임 폐지를 향한 움직임이 진행되고 있으며, 2022년 3월 혼란 해소를 위해 시간 변경을 중단하려는 선라이즈 프로텍션 법안이 미국 상원을 통과했다. 

베그다체 교수는 계절성 감정장애의 원인이 수면이나 각성 사이클이 흐트러지는 것에 있다고 말한다. 인간의 수면과 각성 사이클은 하루 24시간을 주기로 하는 '생체리듬(circadian rhythms)'에 의해 제어되는데, 빛을 받는 양이 적어지면 평소보다 빠른 시간에 수면 호르몬인 멜라토닌이 방출돼 수면과 각성 사이클이 흐트러지게 된다는 설명이다. 

평소보다 빠르게 멜라토닌이 방출되면 일부 사람들은 기분이 저하되거나 낮에 졸음이 온다. 또 식욕이 왕성해져 간식 섭취가 늘고 과자 등 당이 풍부한 식품을 많이 먹게 된다. 

겨울철 우울증 대책으로 베그다체 교수는 "오전에 적어도 1시간 동안 햇빛을 받을 것, 가능하면 생체리듬 시계가 가장 민감한 기상 직후의 1시간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겨울철에 햇빛에 거의 노출되지 않는 지역이나 장소에 사는 사람은 고조도 광요법이 효과적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 취침 직전 커피나 홍차 등 카페인 함유 음료를 마시거나 칼로리 높은 식사를 피함으로써 수면의 질을 개선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이 밖에도 낮에 운동하거나 균형 잡힌 식사를 섭취해 생체 리듬을 돕는 세로토닌의 생성을 늘리는 것도 효과적이다. 

베그다체 교수는 "계절성 감정장애를 경험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이러한 작은 노력이 생체리듬을 더 빨리 되돌려 보다 행복한 삶을 영위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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