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포스트=이미지 출처/Flickr

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다자녀 출산이 인지 능력의 저하를 불러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최근 영국 '왕립학회회보B(Proceedings of the Royal Society B)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아프리카 대륙 남부 사바나에 서식하는 '얼룩무늬 꼬리치레(Turdoides bicolor)는 새끼를 많이 낳은 암컷일수록 인지능력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출처/Proceedings of the Royal Society B

얼룩무늬 꼬리치레는 아프리카 대륙 남부(보츠와나·나미비아·남아공·짐바브웨) 사바나에 서식하는 참새목의 일종으로 무리가 협력해 육아하는 습성을 가지고 있다.

서호주대(University of Western Australia) 카밀라 소라비아(Camilla Soravia) 박사 연구팀은 그룹 내 인지능력 변동을 조사하기 위해, 얼룩무늬 꼬리치레 38마리를 대상으로 인지 테스트를 진행했다.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출처/University of Western Australia

테스트는 보상으로 먹이를 주는 3개 과제로 구성했으며, 각 과제에서 ▲연관성 학습 ▲실험 변화에 대한 적응 ▲하지 말아야 할 행동 학습과 같은 개별 항목을 측정했다. 일반적으로 하나의 과제에서 좋은 성적을 보인 개체는 다른 과제에서도 성적이 좋았으며 GCP(general cognitive performance·일반 인지능력)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험 결과 얼룩무늬 꼬리치레의 인지능력은 수컷과 암컷 모두 개체별로 차이를 보였으나, 전체적으로 연령이 높은 암컷의 인지능력이 비교적 낮은 경향이 나타났다. 관련 요인을 조사한 결과, 얼룩무늬 꼬리치레 암컷은 나이가 들수록 번식력이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아래는 얼룩무늬 꼬리치레의 나이와 성별에 따른 인지능력 변동을 나타낸 것이다. 세로축이 인지능력, 가로축이 나이를 나타낸다. 또 검은색 점은 암컷, 하얀색 점은 수컷 개체다. 전체적으로 암컷은 나이가 많을수록 인지능력이 낮은 경향을 확인할 수 있다.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출처/University of Western Australia

1년 동안 낳은 새끼의 수와 인지능력 관계를 나타낸 것이 아래 그래프다. 세로축이 새끼의 수, 가로축이 인지능력이며 출산 경험이 많은 개체일수록 인지능력이 낮은 것을 알 수 있다.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출처/University of Western Australia

과학 매체인 사이언스 얼럿(Science Alert)은 "얼룩무늬 꼬리치레는 번식에 많은 에너지가 소요되기 때문에 암컷이 나이가 들면서 인지능력보다 번식 능력에 더 많은 에너지를 쏟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연구팀은 "10년 이상에 걸친 얼룩무늬 꼬리치레 번식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인지능력이 낮은 개체일수록 더 많은 새끼를 낳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 결과는 인지능력이 생식능력과 '상충 관계(Trade-Off)'에 있음을 시사한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데일리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