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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인공감미료는 다이어트 식품이나 음료 등에 자주 사용되고 있으며, 현대인이 음료에서 섭취하는 인공감미료는 2007년~2019년에 걸쳐 36%나 증가했다. 

인공감미료가 건강에 미치는 악영향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최근 인공감미료 중 하나인 아스파탐이 '불안'을 증가시키고, 그 영향이 자손까지 이어진다는 사실이 동물 실험으로 확인됐다.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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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플로리다 주립대 의대 연구팀은 다양한 식품에 포함된 인공감미료인 아스파탐이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기 위해 쥐를 이용한 실험을 진행했다. 아스파탐은 설탕 주성분인 자당(수크로스)에 비해 100~200배의 단맛을 느낄 수 있는 물질이며, 식품 첨가물로 세계적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연구팀은 아스파탐이 0.03%와 0.015% 첨가된 물을 준비해 쥐가 자유롭게 마실 수 있도록 했다. 약동학 파라미터와 체표면적 파라미터를 이용해 환산하면 0.03%의 아스파탐이 첨가된 물을 마신 쥐는 미국식품의약국(FDA)이 사람에게 추천하는 하루 최대 섭취량의 약 15%에 해당하는 아스파탐을 섭취한 셈이다. 

12주의 실험기간 동안 '오픈 필드 테스트(OFT)'를 수행한 결과, 아스파탐이 첨가된 물을 마신 쥐는 일반 물을 마신 쥐와 비교해, 불안을 나타내는 행동이 유의미하게 증가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불안한 쥐일수록 오픈 필드 테스트에서 중앙 지역에서 보내는 시간이 단축된다. 아래 그래프는 세로축이 중앙 영역에서 보낸 시간을, 가로축이 실험 개시일로부터 몇 주간이 경과했는지 나타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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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이 수컷이고 오른쪽이 암컷이며, ▲검정색이 일반 물을 마신 쥐 ▲파란색이 아스파탐 0.03% 물을 마신 쥐 ▲보라색이 아스파탐 0.015% 물을 마신 쥐이다. 아스파탐을 섭취한 쥐는 확실히 중앙 지역에서 보내는 시간이 짧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아래는 수컷 쥐가 이동한 루트를 나타낸 것이다. 왼쪽이 일반 물, 중앙이 아스파탐 0.03% 물, 오른쪽이 아스파탐 0.015% 물을 마신 쥐이다. 아스파탐 물을 마신 쥐의 행동에서 확연한 변화를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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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이 쥐 신경계에서 RNA 시퀀싱을 실시한 결과, 불안과 관련된 뇌 편도체에서 유의한 변화가 보였다. 아스파르탐은 신체에서 분해되면 아스파트산·페닐알라닌·메탄올로 대사되며, 이것이 중추신경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보고된 바 있다. 

특히 연구팀은 아스파탐이 포함된 물을 마신 쥐에서 보이는 불안 행동이 해당 세대뿐만 아니라 그 후에도 최대 2세대에 걸쳐 자손에게 계승되는 것을 발견했다. 또 항불안제 디아제팜을 투여하면 모든 세대에서 불안 행동이 진정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논문 제1저자인 사라 존스(Sara K. Jones) 박사는 "쥐의 불안 행동이 예상 이상으로 뚜렷하게 나타났다"고 언급했다. 또 논문 공동 저자인 프레딥브하이드(Pradeep Bhide) 교수는 "이번 연구는 환경 요인을 과거까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가 지금 경험하는 것은 현재뿐만 아니라 2세대 전, 혹은 더 이전에 일어난 것이 원인일지도 모르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동물 실험에서 확인한 결과가 반드시 사람에게 반영되는 것은 아니지만, 이번 연구결과는 아스파탐 섭취가 신경행동학적 변화를 가져올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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