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이 공개한 최신 로봇팔 '스패로우'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Amazon

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이 최첨단 물류 로봇 개발 및 제조에 주력하며 중점 분야에 대한 투자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온라인 쇼핑 수요의 성장 둔화와 급격한 인플레이션에 따른 소비 위축, 1만명 규모 인력감축 속에서도 필요하다고 판단한 물류 자동화 기술 분야만큼은 과감한 투자 행보를 이어가는 것으로 보인다.  

◆ 첨단 AI 로봇팔 '스패로우' 공개 

아마존은 2022년 11월 10일 18개 국가·지역에서 취재진을 초청해 미국 동부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시 외곽의 로봇 개발·제조 거점을 공개했다. 이날 아마존은 물류시설의 수백만개 상품을 구분해 처리할 수 있는 최신 로봇팔 '스패로우(Sparrow)'를 선보였다. 

인공지능(AI) 기반의 스패로우는 상품 모양·크기·색상·질감 등을 순식간에 인식해 팔의 흡착판으로 빨아들여 구분용 상자 안에 넣는 작업을 수행한다. 아마존 재고 전체의 약 65%를 식별 가능한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마존은 지금까지 창고 업무 자동화를 위해 패키지 더미에서 원하는 짐을 빠르게 선별해 들어 올려 라벨을 인식한 후 카트에 싣는 로봇 팔 카디날(Cardinal) 등의 로봇을 개발·도입해 왔다. 하지만 상자가 아닌 상품 자체를 인식하고 구분하는 로봇은 스패로우가 처음이다. 

아마존은 "스패로우는 개별 물품을 인식·선별·처리할 수 있는 최초의 로봇 시스템"이라며 "물류 운반 과정의 단순한 반복 작업을 대신해, 현장 인력이 시간과 에너지를 보다 중요한 업무에 쏟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 물류 자동화에 '광폭 행보'...그 배경은?  
 
아마존은 앞서 2012년 매사추세츠주 노스 리딩(North Reading)에 거점을 둔 키바 시스템스를 7억7500만달러에 인수한 이후 10년 이상 물류 로봇 개발에 꾸준히 투자해 왔다. 아마존은 키바의 기술을 통해 자주식(self-propel) 로봇을 개발해, 작업대를 자동으로 직원 위치에 운반하는 시스템을 자사 물류센터에 도입했다.

2015년에는 키바의 명칭을 아마존 로보틱스로 변경하고 사업을 확장해 왔다. 아마존에 따르면 지금까지 52만대 이상의 이동식 로봇을 세계 물류시설에 배치했으며, 연간 취급하는 물품은 50억 개 가운데 75%의 배송 과정에 로봇이 최소 한 번 이상 사용된다. 

2021년에는 로봇 개발·제조 거점을 개설했고, 올해 9월에는 물류시설 내 로봇 시스템 등을 개발하는 벨기에 '클루스터먼스(Cloostermans)'를 인수하겠다고 밝혔다. 

아마존이 이처럼 물류 자동화에 주력하는 데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비용 절감이다. 개별 제품 분류까지 맡길 수 있는 AI 로봇 ‘스패로우'는 인건비를 크게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마존은 지난해 기준 약 50억개 이상 또는 하루 1300만개 이상 패키지 선택 포장 작업을 대체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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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시장 조사업체인 인터랙트애널리시스는 상품 분류와 운송에 로봇팔을 사용할 수 있게 되면 창고 자동화에 큰 돌파구가 마련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하나는 근로환경의 개선이다. 아마존 등의 대규모 물류 창고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반복 스트레스 장애나 근골격 장애가 발병할 위험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아마존은 산업재해 저감을 위한 안전 프로그램을 도입해 작업 일정을 관리하고 있다.

아마존은 스패로우가 반복 동작에 대한 과제 극복을 통해 물류 네트워크를 변혁시키는 데 일조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마존 로보틱스 로봇 조작 기술제품 수석 매니저인 제이슨 메신저(Jason Messinger)는 "로봇 시스템의 효율적 운영을 위해 로봇과 직원의 협업이 반드시 필요하다. 스패로우와 물류 작업자의 협업을 통해 작업 능률을 높일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아마존은 스패로우의 인력 대체 우려에 대해 "로봇을 관리·조작하기 위한 역할이 늘어날 것이다. 앞으로도 다양한 최신 기술을 도입할 예정이다. 최근에는 이를 위한 새로운 직종이 700개 이상 늘었다"고 설명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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