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 / DB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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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포스트=송협 선임기자| #백번 양보해도 이 모든 원인은 용산 국방부 대통령실로 집중된 경호 인력 탓이다. 엄청난 인파가 몰려들 거란 예상을 하고도 제대로 안전요원 배치를 못한 무능한 정부의 민낯이다. 졸속적으로 강행한 청와대 이전이 야기한 대참사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남영희 민주연구원 부원장 / 11월 30일 삭제된 페이스북 中)

#무능한 정부도 감당하기 어려운데 슬퍼할 줄 모르는 정부, 그리고 미안해할 줄 모르는 정부 감당하기 참 괴롭다. (1일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최고의원 페이스북 中)

참. 기가 막힌다. 이 정도면 병(病)적인 수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겠다. 인공지능 로봇, 드론, 자율주행 자동차 등 4차 산업 시대가 본격화되고 있는 세계적인 수준의 대한민국 서울 한복판에서 수 백명의 젊은이들의 뜻하지 않은 참사를 두고 일부 정치인은 짧은 국가 애도기간을 참지 못하고 책임론을 앞세워 ‘정쟁(政爭)’의 포신를 열었다.

언제나 그랬다. 국가의 크고 작은 악재가 발생할 때면 작심을 하고 책임의 잣대를 기울였고 이 같은 현상을 영락없이 ‘정쟁’의 도화선이 됐다.

슬픔과 비통함은 일단 한발 물러나 있다. 모든 책임을 집권당과 정부에게 떠넘기며 한 껏 스포트라이트를 받아 챙기는 센스도 잊지 않고 있다. 전형적인 관종 그 자체다.

155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이태원 참사가 발생하기 25일 전인 지난달 2일 인도네시아의 축구 경기장 관중석이 붕괴되면서 응원하던 축구팬 127명이 이태원과 마찬가지로 아사를 당해 숨졌다는 소식을 접한 사람들은 저마다 한 소리씩 했던 기억이 있다. “미개한 사람들…얼마나 미개하면 대중 질서가 저리 없어서 압사를 당하나…”

질서가 없는 미개한 사람들의 압사 사고를 바라보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반응이었다. 그로부터 한달도 안돼 대한민국 서울 이태원, 그걸도 축구장 관중석이 아닌 길거리에서 생떼 같은 젊은 청춘 155명이 도미노처럼 무너져 ‘압사(壓死)’를 당했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표현하면 ‘밟혀 죽은 것’이다.

이번 참사를 두고 책임 소재가 분분하다. 몰려든 인파를 제대로 통제하지 못한 경찰과 행정안전부, 그리고 관할 지자체인 용산구청과 서울시를 향해 책임의 화살이 겨냥되고 있다.

인파가 많지않을 것으로 전망돼 대다수 경찰 병력을 광화문 집회 현장에 집중했다는 행정안전부 이상민 장관, 핼러윈 축제는 축제가 아닌 현상이며 구청의 역할은 다했다는 발언으로 뭇매를 맞은 박희영 용산구청장의 개념을 잃은 발언은 국민의 공분을 사기에 충분했다.

예년과 비교할 때 부실했던 경찰의 통제와 안전 불감증에서 비롯된 이번 참사의 책임 소재는 분명 밝혀져야 한다는 것은 당연하다. 문제는 작금의 현상을 놓고 누군가는 정치적 갈등으로 비화하려는 불순한 의도가 극력하게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 슬픔보다 자신을 알리기 위해 이때다 하고 튀어나온 듣보잡 정치인의 돌발행동에도 국민은 쓴웃음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국정감사 내내 서로에게 묻은 악취 가득한 똥물을 겨냥하며 억지스럽게 목소리를 높이면서 이른바 ‘갑질 국감’을 일삼을 정치인들이 입으로는 ‘민생’을 시끄럽게 떠들면서도 정작 자신들의 추악한 비리 의혹에는 거짓말을 습관처럼 쏟아내며 국민을 외면한 결과의 대표적인 단면이 이태원 참사임을 부정할 수 없다.  

역대급 금리에 부채여산에 시달리는 서민들의 주머니는 나날이 가벼워지는데 수천억 원 비리가 어쩌고 표절이 어쩌고 하면서 그칠 줄 모르는 정쟁의 상흔(傷痕) 탓에 국민의 삶은 팍팍함을 벗어나 이제 생명의 위협까지 받고 있다.


마지막으로 한마디 덧붙이자면 대한민국 사회의 죽음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는 정치권은 지금 이 순간만큼은 그 새털보다 가벼운 혀를 통해 아무런 말도, 아무런 행동도 하지 말아야 한다. 그것이 지금 비통함에 빠진 대한민국 국민을 위한 아주 최소한의 예의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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