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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사람의 성격에는 나이·고용불안·생활 스타일·경제 상황 등 다양한 요인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 플로리다 주립대 연구팀이 최근 진행한 연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전과 후에 사람들의 성격이 달라졌다'는 결과가 나왔다.

코로나19 팬데믹은 사회와 사람들의 일상에 큰 변화를 가져왔으며, '팬데믹이 사람들의 정신건강이나 행동에 미친 영향'에 대한 연구도 다양하게 이루어졌다. 팬데믹으로 많은 사람이 정신건강 악화에 시달린 반면, 젊은층의 3분의 1은 봉쇄 기간에 오히려 정신건강과 행복도가 개선된 것으로 보고됐다. 또 팬데믹 동안 자선단체에 대한 기부액이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 플로리다 주립대 연구팀은 팬데믹이 보다 기본적인 성격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온라인 학술 프로젝트 '미국의 이해(UAS: Understanding America Study)' 조사 데이터를 사용했다. UAS는 온라인에서 실험 참여자의 인성 테스트를 종단적으로 수행한 것으로 ▲팬데믹 이전(2014년~2020년 2월) ▲팬데믹 초기(2020년 3월~12월)▲ 그 이후(2021년~2022년) 테스트에 응답한 7000명 이상의 성격 평가 결과다. 대상자는 모두 미국에 거주했으며 연령은 18~109세로 넓은 편이었다. 

성격 테스트는 성격과 정신 기술을 위해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빅파이브 성격 특성을 이용해, '외향성', '친화성', '성실성', '신경성(신경증적 경향)', '개방성' 5가지 모델로 분류해 진행했다.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PLOS 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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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 분석 결과, 팬데믹 전과 팬데믹 초기인 2020년 성격 특성에는 큰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하지만 팬데믹 전과 팬데믹 이후인 2021년~2022년의 성격을 비교한 결과 팬데믹 이후 외향성·개방성·친화성·성실성이 크게 저하된 것으로 나타났다.

원래 사람들의 외향성·개방성·친화성·성실성은 나이가 들면 저하되는 경향을 보이지만, 2021년~2022년은 통상의 저하 수준을 넘어섰다는 점에서 팬데믹 트라우마가 자연스러운 인격 변화 과정을 가속시켰을 가능성이 시사되고 있다.

또 성격 변화는 특히 학업과 취업 등 인생의 중요한 시기를 보내는 젊은 층에서 두드러졌다. 2021~2022년 친화성과 성실성의 현저한 저하와 함께 신경성 증가가 나타났다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이번 연구를 이끈 안젤리나 수틴(Angelina Sutin) 플로리다 주립대 의과대학 교수는 "약 2년간에 걸쳐 지금까지와는 다른 생활을 강요당한 후 사회에 복귀하는 것에 대한 불안이 성격 변화 요인의 하나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팬데믹 기간 동안 사람들은 식사나 운동과 같은 생활습관 개선에 힘쓰거나 여가를 중요하게 여기는 경향을 보였지만, 그럼에도 사람들의 정신건강이나 행복도가 크게 악화됐다는 연구결과가 다수 보고되고 있다.

아일랜드 왕립외과의학원 소속 조란타 버크(Jolanta Burke) 박사는 "성격은 우리의 행복에 큰 영향을 미친다. 특히 높은 수준의 성실성·친화성·개방성을 가진 사람은 가장 높은 수준의 행복을 경험할 가능성이 높다"며 성격 변화가 사람들의 정신건강이나 행복도에 악영향을 미쳤을 수 있음을 시사했다. 

버크 박사는 친화성·개방성·외향성·성실성의 특성은 모두 주위와의 상호작용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대인관계에 영향을 미치는 이러한 특성의 저하가 행복도 하락으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팬데믹 사이의 성격 변화를 살펴본 이번 연구결과는 팬데믹이 정신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중요한 통찰력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이번 논문은 국제학술지 '플로스 원(PLOS ONE)'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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