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BBC

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글로벌 기술 수요의 빠른 침체 속에 사업이 어려움에 처한 가운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7일 회장으로 승진했다. 

삼성전자 이사회는 회장 승진 의결의 주요 배경으로 세계 경제 침체 속에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한 대외 여건 악화를 꼽았다. 

이 회장은 이날 ‘미래를 위한 도전’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뉴삼성' 실현을 위한 미래 과제를 제시했다. 그는 ▲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인재 양성 ▲ 세상에 없는 기술 투자 ▲ 창의적 조직 문화 ▲ 사회와 함께하는 삼성 등을 거론했다. 

이재용 회장의 승진 발표에 주요 외신들도 관련 소식을 속보로 타전했다. BBC는 "세계 최대 스마트폰 제조업체를 이제 창립 3세대가 공식적으로 이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이번 발표는 물가상승·금리인상·암울한 경기전망으로 삼성전자 제품 수요가 급감한 상황에서 나온 것"이라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삼성전자가 뇌물수수 혐의로 출소한 지 15개월 만에 이재용 부회장을 회장으로 공식 선임했다고 전했다.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NYT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 회장이) 2년 전 사망한 아버지 이건희가 맡았던 자리를 이어 받았다"며 "하버드 출신으로 3개 국어를 구사하는 이 회장은 이미 삼성의 사실상 수장이었다. 테마파크에서 생명보험, 바이오제약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삼성 계열사의 모든 주요 결정에는 그의 승인이 필요했다"고 소개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31.39% 감소한 10조852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지정학적 불확실성으로 인해 많은 전자 제품에 사용되는 DRAM 칩 수요가 2023년 상반기까지 어느 정도 위축될 것으로 내다봤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번 승진은 삼성전자가 직면한 향후의 도전이 얼마나 큰 것인지를 보여준다"며 "당분간 큰 변화는 없겠지만, 반도체와 생명공학 분야에서 한층 진보하려는 삼성의 행보를 앞당길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일본 NHK는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약 30% 감소한 내부적 어려움과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이 회장의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고 보도했다.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NHK

삼성이 올해 5월 발표한 대규모 투자 계획을 보면 이회장이 이끌 삼성의 청사진을 가늠해볼 수 있다. 삼성전자는 향후 5년간 투자할 450조원의 대부분을 파운드리와 시스템반도체에 투입해 2030년까지 메모리반도체는 물론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도 시장을 석권하겠다는 ‘반도체 비전 2030’ 구현을 위해 전력을 다할 예정이다.

닛케이 아시아는 "이번 사면은 한국의 중요 기업인 삼성의 성과가 경제의 핵심이라는 점을 고려해 한국 경제를 부양하기 위한 윤석열 대통령의 제안의 일부"라고 지적했다. 박상인 서울대 행정대학원 경제학과 교수는 니케이아시아와의 인터뷰에서 "이 회장은 새로운 비전을 내세워 그룹에 대한 장악력을 강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한편 블룸버그 추산에 따르면 이 회장은 삼성전자의 지분 1.63%을 비롯해 삼성물산 지분 18.13%를 가지고 있으며, 재산 가치는 약 59억달러(한화 약 8조3750억원)에 달한다. 

저작권자 © 데일리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