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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최근 인덕션과 같은 전기레인지나 쿡탑 등이 빠르게 보급되고 있지만, 가스를 연소시키는 가스레인지도 화력을 중시하는 사람들의 꾸준한 호응을 얻고 있다. 

가스레인지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공기 오염과 주거환경 전문가가 호주매체 더컨버세이션(The Conversation)에 해설했다.

조나단 레비(Jonathan Levy) 미국 보스턴대 교수에 따르면 가스레인지 사용과 관련된 오염물질로 대표적인 것은 가스 연소로 발생하는 이산화질소다. 가정 내 이산화질소 노출은 소아천식의 중증화 및 흡입제 사용 증가와 관련된 것으로 밝혀졌고, 성인 천식과 만성폐색성폐질환의 발병·악화에 모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드러났다.

물론 이산화질소의 발생원은 가스레인지뿐만은 아니다. 자동차 배기가스에도 이산화질소가 포함돼 간선도로와 가까운 곳에 사는 사람일수록 이산화질소로 인한 건강피해가 발생하기 쉽다.

하지만 남캘리포니아에서 진행한 2014년 연구를 통해 약 절반의 가정이 이산화질소 농도가 건강 기준을 초과하고 있고 그 원인 대부분이 실내에서 발생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레비 교수는 "대부분의 가스레인지는 실내 오염물질의 주요 발생원이다"라고 지적한다.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Environmental Health Perspectives(2014)

대형트럭이 오가는 고속도로보다 단 한 대의 가스레인지의 영향이 더 큰 것은 야외에서 발생한 이산화질소는 광범위하게 확산되는 반면, 실내의 공기 오염은 좁은 범위에 집중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실내에 공기를 배출하는 가스레인지 후드를 사용하는 가정이나 크고 환기가 잘되는 집에 사는 사람은 작은 집에 사는 사람보다 악영향을 적게 받는다. 레비 교수는 "집이 크더라도 가스레인지 사용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주방 공기는 다른 방의 신선한 공기와 섞이기 어렵기 때문이다. 조리 중에는 주방 창문을 열거나 가스레인지 후드를 사용하는 식의 환기 대책을 통해 오염물질 농도를 극적으로 낮출 수 있다"고 조언했다. 

가스레인지에서 발생하는 유해한 오염물질은 이산화질소만이 아니다. 가스레인지를 사용하지 않는 동안에도 오염물질이 계속 방출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주택 열원에서 발생하는 오염물질을 조사한 2022년 연구에 따르면 미국 가정에서 사용되는 가스레인지는 미사용 시에도 메탄가스를 발생시키고, 지구온난화에 미치는 영향은 자동차 약 40만대의 열을 대기 중에 가두는 것과 같은 수준이었다.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Environmental Science & Technology(2020)

가스 누출은 건강피해뿐만 아니라 화재 등의 위험도 있다. 가정용 천연가스의 누출에 대해 조사한 연구에서는 약 5%의 가정에서 거주자들은 깨닫지 못하는 가스 누출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특히 최근에는 코로나19 후유증으로 후각에 문제가 있는 사람이 늘고 있어 가스 누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인덕션과 같은 전자조리기구는 에너지 효율이 뛰어나 건강피해뿐만 아니라 기후변화에 미치는 영향도 줄일 수 있다. 레비 교수는 그럼에도 가스레인지를 계속해서 사용한다면 환기를 철저히 할 것을 권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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