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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영국 런던에서 조문 일정을 마치고 유엔총회 연설을 끝낸 윤석열 대통령. 남은 일정의 최대 관심사는 단연 한일·한미정상회담이다. 

그간 악화된 한일관계를 고려할 때 한일회담이 성사된다면 그 자체만으로 상징적 의미를 가진다고 평가받았다. 양국 정상간 한일회담은 2019년 12월 이후 중단된 상태다. 

◆ 한일정상회담 성사 불투명...日"결정된 바 없다"

하지만 일본 언론에서는 이 한일정상회담이 결정됐다는 뉴스가 나오지 않는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미국 출국길에서조차 결정된 바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3박 4일 동안의 뉴욕 일정 중에 이제 불과 이틀이 남았지만, 유엔총회를 계기로 예정됐던 한일정상회담 성사 여부는 양국의 신경전 속에 불투명해진 상태다. 

순방 일정을 시작하기 전인 지난 15일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한일정상회담을 하기로 합의해 놓고 시간을 조율 중에 있다"고 밝혔다. 이에 한국 주요 매체는 일제히 이달 20일부터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 총회를 계기로 한일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나 일본은 21일 결정된 게 없다고 공식적으로 선을 그었고, 아사히 신문 등 현지 매체는 기시다 총리가 한국의 일방적 발표에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고 정부 관계자 발언을 인용해 전했다. 

앞서 대통령실이 한일정상회담 개최를 발표한 15일, 마츠노 히로이치 일본 관방장관 역시 "현시점에서 아무것도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다. 

◆ 선발표·강제징용 해법 온도차 때문?

일본측 반응은 우선 대통령실의 정상회담 개최 발표를 한국에서 조율없이 진행했기 때문이라고 보여진다. 

기시다 총리는 미국 출국 직전 한일정상회담에 대해 "현재 일정은 아직 아무것도 정해지지 않았다"고 발언했는데, 정상회담은 통상 개최 사실이 정해지면 양국 동시 발표가 외교 관례인 만큼 이에 대한 불쾌감을 드러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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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사히신문은 "기시다 총리와 윤 대통령이 뉴욕을 방문하지만, 양국 정부의 온도 차가 명확해 회담 전망은 불투명하다"면서 "일본 정부 관계자들은 설사 만나더라도 단시간에 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과 일본 보수성향 경제주간지 '재팬비즈니스프레스(JBpress)'는 한국이 양국관계의 최대 현안으로 꼽히는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해법을 제시하지 않는다면 한일정상회담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20일 진행된 한일 외교장관 회담에서도 배상 문제에 대한 의견을 나눴지만 강제징용 해법에 대해 일본이 어떤 입장을 취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일련의 추이는 일본 정부가 강제징용 문제에 대한 한국 정부의 대응을 지켜보고 회담 성사를 결정하겠다는 의미로도 해석될 여지가 있다. 일본 내 지지율이 20%대까지 추락한 기사다 총리 입장에서 한국의 요구를 들어주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재팬비즈니스프레스는 "일본 정부나 기업의 사과 문제 등을 요구하는 한국 입장을 일본 측은 받아들일 수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니혼게이자이신문도 "한일정상회담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다"면서 "일본 정부는 강제징용 문제 등에 대한 해결책을 한국이 제시하는 것이 전제라고 주장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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