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의 버섯', 알코올 중독 치료에 효과 보여
'마법의 버섯', 알코올 중독 치료에 효과 보여
  • 김정은 기자
  • 승인 2022.08.25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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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Pixabay

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마약원료 식물로 지정된 '마법의 버섯(magic mushrooms)'은 '사일로사이빈(Psilocybin)'이라는 환각작용을 일으키는 성분을 함유하고 있다. 

사일로사이빈은 많은 나라에서 법률로 엄격히 제한하고 있지만 최근 우울증이나 두통 등의 치료 효과가 알려지면서 의약품 활용 가능성이 주목받고 있다. 

이런 가운데 '사일로사이빈이 알코올 의존증(알코올 사용 장애) 치료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관련 논문은 '미국의사협회 정신의학회지(JAMA Psychiatry)'에 게재됐다.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JAMA Psychiatry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알코올 의존증으로 인한 과도한 음주 및 간 질환은 연간 9만5000명에 달하는 미국인 목숨을 앗아가고 있다. 또 막대한 경제적 손실·인명사고·인지능력 저하·정신장애 등에도 영향을 미친다. 알코올 의존증 치료법으로는 심리상담이나 해독 프로그램, 알코올에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약물치료 등이 존재한다. 

이에 미국 뉴욕대 그로스만 의과대학 연구팀은 마법의 버섯의 유효성분인 사일로사이빈이 알코올 의존증 치료에 유효한지 확인하는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알코올 의존증 치료에 신경정신약물(사이키델릭)을 사용한다는 발상은 오래전부터 존재했으며 1960년대~70년대에는 환각제 LSD(lysergic acid diethylamide)를 이용한 임상시험이 진행됐다.

초기 임상시험에서 LSD가 알코올 소비량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확인됐으나 정치적 압력으로 신경정신약물을 이용한 치료법 연구는 중단됐다.

이번 임상시험은 25세~65세 알코올 의존증 환자 93명을 대상으로 했다. 이 중 48명은 사일로사이빈을 투여하는 실험군에 배정하고, 나머지 45명을 항히스타민제인 디펜히드라민을 포함한 위약 투여 대조군에 배정했다. 실험 참가자는 스크리닝 검사 전 12주 기간 동안 4분의 3 이상의 날을 음주했고, 2분의 1 이상은 대량 음주를 했다. 대량 음주는 남성이 1일 5잔 이상, 여성이 1일 4잔 이상의 음주를 한 날로 정의했다.

치료 세션은 4주 간격으로 2회 실시했다. 실험군 참여자는 1차 치료에서 체중 70kg당 25mg의 사일로사이빈을 투여받았고, 2차 치료에선 1차 효과에 따라 용량을 늘렸다. 대조군에도 위약을 이용해 동일 투약 치료가 이루어졌으며 두 그룹에 총 12회의 심리치료 세션을 제공했다. 이후 실험 참여자는 대량 음주한 날의 비율을 보고하고 이를 증명하기 위해 머리카락과 손톱 샘플을 제출했다.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wikipedia

실험 결과 두 그룹 모두 32주의 기간 동안 음주량이 줄었으나 감소량은 사일로사이빈을 투여받은 실험군이 유의미하게 큰 것으로 확인됐다. 구체적으로 대량 음주를 하는 날의 비율이 대조군은 51% 감소했지만 실험군에서는 83%나 떨어졌다. 또 1차 투여 8개월 후 조사에서 대조군은 24%가 금주에 성공한 반면, 실험군에서는 48%가 금주에 성공했다. 모든 실험 참여자에게는 '3차 사일로사이빈 투여 기회'가 제공되었고 위약을 투여받은 실험 참여자도 사일로사이빈 치료 기회가 주어졌다.

이번 시험에 참여한 존 코스타스(Jon Kostas)는 "첫 번째 사일로사이빈 투여 직후 술을 끊었다. 이는 곧 효과를 발휘했고 알코올에 대한 갈망이 모두 사라졌다"며 "틀림없이 삶에 영향을 미쳤고 내 생명을 구했다고 할 수 있다"이라고 언급했다. 

사일로사이빈 투여를 받은 실험 참여자에게는 두통·구역질·불안감 등의 가벼운 부작용이 실험군보다 많이 나타났다. 하지만 치료 세션 외 음주 중 자살 우려나 심한 구토와 같은 중대한 유해 현상은 모두 대조군에서 발생했다.

논문의 최대 저자인마이클 보겐슈츠(Michael Bogenschutz) 뉴욕대 교수는 "사일로사이빈과 관련된 중대한 안전상의 문제는 나타나지 않았다"면서도 "사일로사이빈은 혈압·심박수 상승과 정신작용이 있기 때문에 철저한 감독하에 복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현시점에서는 사일로사이빈이 어떤 메커니즘으로 알코올 의존증 치료에 도움이 되는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연구팀은 사일로사이빈이 뇌의 세로토닌 수용체 2A를 활성화함으로써 뇌 네트워크간 접속성을 높여 심리치료 효과를 높이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보겐슈츠 교수는 "사일로사이빈을 이용한 알코올 의존증 치료 효과는 기존 약물로 보고된 사례보다 크고 치료 몇 개월 후까지 효과가 지속된다"며 "이러한 효과가 추후 임상에서도 유지된다면 사일로사이빈은 알코올 의존증에 획기적인 치료법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연구팀은 2023년 대규모 임상시험을 계획하고 있으며, 시험 종료까지는 2~3년이 걸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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