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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미중 무역갈등 고조와 중국의 엄격한 '제로 코로나' 정책 속에서 중국 생산을 고집해온 애플이 탈(脫)중국을 모색하고 있어 주목된다.  

그간 중국 공급망에 의존해온 애플이 인도와 베트남 등으로 생산기지를 다변화하고 있다는 보도가 연이어 나오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애플의 중국 내 생산 비중은 현재 95.3%로 절대적이다. 아직 인도(3.1%)와 동남아(1.1%) 생산은 일부에 불과하지만, 올해에는 각각 7%, 1.8%로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 애플워치·맥북 베트남서 테스트 생산 돌입 

닛케이 아시아와 CNBC 보도에 따르면 애플은 애플워치와 맥북 양산을 베트남에서 시작할 수 있도록 거래처와 교섭 중이다. 

닛케이 아시아는 애플의 최대 협력업체인 대만 폭스콘(훙하이 정밀공업)과 중국 럭스쉐어가 베트남 북부에서 애플워치 시험생산을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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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은 이들 공급업체에 베트남에 맥북 시험생산 라인 설치를 요청한 상태다. 다만 맥북의 베트남 양산 계획은 진전이 더딘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 재확산 문제에 더해 노트북 생산에는 보다 큰 규모의 공급망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노트북 공급망은 현재 중국에 집중돼 있고, 생산설비나 비용 경쟁력도 높은 편이다. 다만 맥북 부품의 모듈화가 이루어지면서 중국 이외 지역에서도 생산이 비교적 쉬워졌다. 향후 관건은 생산비용을 얼마나 낮출 수 있느냐에 달려있다. 

애플 제품의 베트남 생산은 2020년부터 시작됐다. 에어팟부터 시작해 현재는 아이패드도 일부 제조하고 있고, 아이패드의 베트남 생산은 앞으로도 확대될 예정이다. 애플은 스마트스피커 홈팟의 시험 생산라인 설치에 대해서도 공급업체와 협의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 아이폰14도 인도 조기 생산 추진 

애플은 올해 2분기 결산 발표에서 아이폰을 제외한 하드웨어 매출이 일제히 감소했다고 밝혔다. 아이폰 사업 부문의 약진으로 실적 자체는 양호했지만, 맥은 전년 동기비 10.4% 감소, 아이패드 2% 감소, 애플워치 등 웨어러블 단말은 7.9% 감소했다. 애플은 당시 중국의 도시봉쇄 여파로 부품 조달에 제약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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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내 협력업체들의 생산이 불안정하다고 판단한 애플은 아이폰과 관련해서도 발 빠르게 인도 남부 도시 첸나이 외곽에서 아이폰14 조립 과정을 테스트했다. 

애플과 폭스콘은 인도와 중국 동시 생산을 추진했지만 당장 올해는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양산 시기는 빠르면 10월~11월 사이가 될 전망이며, 아이폰14 선물량을 중국에서 먼저 생산한 뒤 점차 인도 생산량을 늘리는 방식이 될 것이다.  

한편, 중국은 여전히 아이폰 생산의 절대적 시장이자, 판매량의 5분의 1을 차지하는 주요 시장인 만큼 본격적인 탈중국 행보에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그러나 애플이 중국 생산 올린 방침에서 벗어나 거점 다변화에 나서고 있다는 사실만은 명확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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