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 /MIT

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이산화탄소와 메탄 등 온실가스가 인위적으로 배출됨에 따라 지질학적으로도 전례가 없는 속도로 지구온난화가 진행되고 있다. 세계 각국 정부와 연구팀은 파멸적인 온난화를 막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지만, 온난화는 이미 인류의 제한 목표를 넘어설 정도로 진행되고 있다. 

이에 매사추세츠공대(MIT) 연구팀은 지구가 아닌 우주 공간으로 눈을 돌려 우주에서 반사막으로 태양광을 차단하는 '스페이스 버블(우주거품,Space Bubbles)'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현재의 노력으로는 기후변화를 충분히 억제할 수 없는 상황에서 온실가스 감축 같은 완화책이 아닌, 지구 기후를 인위적으로 조작하는 지오엔지니어링(geoengineering·지구공학)이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탄소 격리나 에어로졸 방출 같은 지구공학적 해결책이 지구상에서 시행될 경우 생태계에 큰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는 것.

이에 MIT 연구팀은 '우주 공간에 차양막(거품 박막)을 펼쳐 태양광을 줄이는' 우주 기반 솔루션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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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의 추산에 따르면 지구에 쏟아지는 햇빛 등 태양 방사를 1.8% 줄일 수 있다면 지구 온난화를 완전히 역전시킬 수 있다.

MIT 연구팀은 우주 공간에서 태양빛을 지구로부터 멀리 반사하기 위한 가장 효율적인 박막구조는 '거품(기포)'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 거품 박막이 우주에 도달하면 내부 기포가 팽창한 뒤 급속히 냉각돼 우주 공간으로 방출되고, 거품들이 균일한 크기로 연결돼 뗏목 형태의 결정을 이루는 방식이다. 이미 -50°C 진공챔버 내에서 두께 500nm의 안정적인 박막 거품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스페이스 버블은 우주 공간에서 만들어 실질적으로 중력의 영향을 받지 않는 '라그랑주점(Lagrangian Point)'에 직접 위치시키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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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스페이스 버블이 연결되면 크기는 브라질 정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스페이스 버블의 재질이나 실현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연구팀은 추가 자금 조달을 통해 연구를 지속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아이디어를 낸 상태다. 

MIT 센시어블 시티랩(Senseable City Lab) 소속 카를로 라티(Carlo Ratti) 교수는 "태양광 반사 구상의 실현 가능성 조사는 향후 지구공학적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 오면 다양한 정보에 기반한 결정을 내리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언급했다. 

과학 매체 '사이언스 얼럿(Science Alert)'은 용융 실리콘과 같이 균질한 물질로 이루어진 기포를 이용해 태양 복사를 차단하는 것은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또 거대한 천이나 우산을 접어 지구에서 운반하는 방법과 비교하면 현지에서 기포를 부풀리는 편이 비용면에서도 효율적이고, 예상외의 문제가 발생했을 때의 회수도 간단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미국 천체물리학자 폴 서터(Paul Sutter) 박사는 '유니버스 투데이(Universe Today)'에 "개인적으로는 꽤 회의적이라고 본다"고 언급했다. 

그는 재료나 실현 가능성에 의문을 표하며 "스페이스 버블은 태양 방사선의 압력이나 미세운석과의 충돌을 견뎌야 하고, 장기적인 태양광 차단 영향도 불투명하다"고 주장했다. 

사이언스 얼럿은 "스페이스 버블 구상이 실현된다고 해도 여전히 온실가스가 기후와 생태계에 계속 악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며 "화려한 프로젝트에 눈을 돌리기보다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근본적인 노력을 이어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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