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딸, 아버지→아들로 이어질 위험 더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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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공황장애나 강박장애 등 '불안장애(anxiety disorder)'는 일정 부분 가족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유전자와 환경이 미치는 상대적인 연관성은 그다지 알려져 있지 않다.  

이런 가운데 부모에서 아이로 이어지는 불안장애에 대한 새로운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연구 결과는 '미국 의사협회 저널 네트워크 오픈(JAMA Network Open)'에 게재됐다.  

캐나다 댈하우지 대학의 정신학자 바바라 파블로바(Barbara Pavlova) 박사 연구팀은 노바스코샤주(州)에 거주하는 자녀 398명과 그 부모를 대상으로 2013년부터 2020년에 걸쳐 연구를 진행했다.

실험 대상은 불안장애 위험이 높은 가족으로 자녀 398명(남195명·평균연령 10.6세/여 203명·평균연령 11.1세)과 아버지 237명, 어머니 221명. 대조군으로 인근 지역 및 같은 학군에서도 가족을 모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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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쪽 부모의 정신의학적 진단 정보가 필요한 분석은 자녀 299명(남 149명·여 150명)의 축소 샘플로 진행했으며, 연령·성별 분포가 전체와 유사하도록 구성했다. 

398명의 자녀 중 한 가지 이상의 불안장애 진단을 받은 경우는 108명(27.1%)이었다. 성별 차이는 크지 않았으며, 남성이 195명 중 47명(24.1%), 여성이 203명 중 61명(30.1%)이었다.

구체적으로 ▲전반적 불안장애 31명(7.8%) ▲사회불안장애 25명(6.3%) ▲분리불안장애 34명(8.6%) ▲특정 공포증 32명(8%) ▲특정되지 않은 불안장애 20명(5%) ▲강박장애 11명(2.8%)이었다. 또 공황장애·광장공포증·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진단 기준을 충족한 사람은 각각 6명 미만이었다.

불안장애의 비율은 자녀의 연령과 함께 증가해 9세 미만은 149명 중 21명(14.1%)이었지만 15세 이상에서는 56명 중 29명(51.8%)으로 나타났다. 

불안장애 발병률은 ▲부모 모두 불안장애가 없는 자녀가 가장 낮았으며(177명 중 42명/23.7%), 부모 중 한 명이 불안장애 진단을 받은 경우가 중간(192명 중 54명·28.1%) ▲부모 모두 불안장애 진단을 받은 경우가 가장 높았다.(29명 중 12명·41.4%) 

불안장애 자녀를 둔 부모의 불안장애 진단 내용은 조현병이 가장 적은 32명 중 2명(6.3%)이었고, 양극성장애가 가장 많은 89명 중 32명(36%)이었다.

축소 샘플을 이용해 성 특이성 전달을 조사한 결과 이성 부모에 비해 동성 부모에게서 유의미하게 나타났다. 즉 딸은 어머니, 아들은 아버지가 불안장애가 있을 때 불안장애 진단을 받을 위험이 더 높았다. 

한부모 가정 자녀의 불안장애 발병률이 높았기 때문에 연구팀은 불안장애가 없는 부모와 자녀와의 연관성도 조사했다. 불안장애가 없는 부모와 함께 살고 있는 자녀의 불안장애 발병률은 106명 중 15명(14.2%)으로, 이는 불안장애가 없는 부모(1명)와 동거하는 자녀의 발병률(164명 중 50명·30.5%), 및 불안장애가 없는 부모와는 살지 않는 자녀의 발병률(128명 중 43명·33.6%)의 절반에 그쳤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는 불안장애의 세대간 전달은 주로 동성 부모로부터의 이어진다는 사실을 시사하는 것이며 불안장애가 있는 부모를 치료함으로써 특히 동성 자녀의 불안장애 발병을 막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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