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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수명이 다한 별이 엄청난 에너지를 내뿜으며 대폭발을 일으키는 '초신성 폭발'은 에너지를 한꺼번에 방출해 규모에 따라서는 수만 광년 떨어진 지구에서도 육안으로 며칠간 확인할 수 있을 정도다. 

은하를 구성하는 별 수천억 개를 모두 합친 것과 맞먹는 밝기이기 때문에 낮에도 관측할 수 있다. 이에 초신성 폭발은 역사 기록으로 남아있는 경우가 많다. 

최근 약 1000년 전에 만들어진 금화에도 초신성 폭발이 기록돼 있다는 연구가 다국적 연구팀에 의해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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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신성 폭발 기록은 중국·일본·이슬람 국가 등 예로부터 점술의 일환으로 별 관측을 적극적으로 이용한 문화를 가진 국가나 지역이 많다. 국내에도 고려사와 조선왕조실록 등에 초신성에 대한 기록이 남아있다.  

반면 유럽 기독교 문헌에는 초신성과 관련한 내용이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과학전문 매체 PHYS.org는 "그 이유 중 하나는 기독교가 신이 만든 우주를 완벽하고 불가침 영역으로 여겨, 초신성 폭발과 같은 큰 변화를 지적하는 것은 배교행위로 여겼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연구팀은 기독교 영향이 강한 중세 유럽 학술계와는 별개로 초신성 폭발 기록이 남아있을 가능성이 있으며 화폐 디자인도 그중 하나라고 설명한다. 

이번 논문에서 다룬 것은 동로마 제국 황제 콘스탄티노스 9세 모노마호스(1000년 경 ~ 1055년)의 치세 말년(1054년~1055년)에 주조된 것으로 추정되는 '콘스탄티노스 9세 모노마호스 IV 금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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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화에는 콘스탄티노스 9세 모노마호스의 초상이 있는데, 머리 좌우에 두 개의 별이 그려져 있다. 당시의 초신성(SN 1054)에 대한 아시아와 아랍 기록을 종합해 보면 653일간 밤하늘에서 반짝였으며, 누구나 육안으로 분명하게 관측할 수 있었다고 한다. 

연구팀은 태양은 콘스탄티노스 9세 모노마호스 머리 바로 뒤에 위치하며 금화에 그려진 두 개의 별 중 하나는 새벽의 명성인 금성, 그리고 또 다른 별이 1054년 초신성 폭발을 나타낸다고 주장한다. 

또  "앞서 만들어진 3종의 화페와는 달리, IV 금화는 1054년 여름~1055년 봄 사이에 특별히 주조됐을 가능성이 높다"며 "주조 목적은 SN 1054의 기록을 남기기 위해서였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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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스탄티노스 9세 모노마호스 IV 금화는 현재 세계에 36개 남아있다. 동전 모두에 2개의 별이 그려져 있지만 연구팀이 초신성이라고 주장하는 별의 크기만이 동전별로 다르다. 연구팀은 별의 크기 변화가 초신성 폭발의 감광을 반영하고 있을 가능성을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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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연구팀은 금화가 주조된 구체적 시점을 특정할 수 없고 구체적인 물증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금화에 기록된 초신성 폭발은 현시점에는 추정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PHYS.org는 "당시 사회적 분위기를 고려할 때 큰 위험부담이 있었음에도 화폐 주조에 초신성 폭발을 몰래 디자인에 채택했고, 그 의도가 마침내 1000년 만에 밝혀졌을 가능성이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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