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ㅣ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ㅣ더워지면서 회사 사무실이나 집 거실 등 여러 명이 함께 있는 공간에서 에어컨을 켜는 일이 많아졌다. 그런데 같은 공간에 비슷한 복장을 하고 있어도 남성은 "이 정도 설정 온도로는 덥다"고 주장하고 여성은 "이 정도면 충분히 시원하다"고 말하는 경우가 있다. 

실제로 실내온도와 관련해 남성보다 여성이 높은 온도를 선호한다는 연구결과가 존재한다. 

ⓒ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출처/Building and Environment(2006)

"왜 남성보다 여성이 추위를 더 타는 것일까?"라는 의문에 온라인 학술저널 '더컨버세이션(Theconversation)'이 해설했다. 

◆남성과 여성의 육체적 차이

남성과 여성은 체중이 비슷해도 몸의 열을 발생시키는 근육의 양은 여성이 적은 경향을 보이기 때문에 남성이 같은 온도에서도 덥게 느끼기 쉽다.

또 여성은 피부와 근육 사이에 남성보다 많은 지방을 가지고 있으며 혈관에서 먼 부분의 피부는 더 춥게 느낀다. 기초 대사량도 여성이 남성보다 낮아 열을 생산하기 어렵기 때문에 온도가 내려갔을 때 추위를 느끼기 쉽다.

◆ 호르몬 분비의 차이

여성의 몸에서 많이 분비되는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과 같은 호르몬도 여성이 남성과 다른 온도 감각을 가지고 있는 이유 중 하나다. 에스트로겐은 혈관을 확장하기 때문에 더 많은 열이 공기를 통해 방출되기 쉽다. 또 프로게스테론은 내장을 따뜻하게 하는 영역으로 통하는 피부 혈관을 수축시켜 심부 체온을 낮게 유지한다. 

여성의 호르몬 균형은 월경주기에 따라 변하지만, 일반적으로 여성의 손·발·귀 등은 남성보다 3도 정도 낮게 유지된다. 프로게스테론의 농도는 배란 후에 가장 높아지며, 이 시기의 여성은 특히 추위에 민감해진다.

성별에 따라 선호하는 온도가 다른 것은 사람에 국한된 것은 아니다. 조류와 포유류 연구에서도 수컷은 그늘 등의 서늘한 곳을, 암컷과 새끼는 햇빛이 있는 따뜻한 곳을 선호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박쥐 연구에서도 수컷은 시원한 산 정상 부근을 선호하는 반면, 암컷은 따뜻한 골짜기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출처/PLOS ONE(2015)

더컨버세이션은 "선호 온도에 따른 성별 차이에 대해서는 암컷이 체온 조절이 미숙한 새끼와 함께 지내는데 따뜻한 기온이 유리하기 때문이라는 가설이 있다"며 "열 감지 메커니즘의 차이는 진화상의 이점을 제공할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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