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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미국의 억만장자이자 실리콘밸리 최고 괴짜로 불리는 일론 머스크는 지난 4월 트윗에서 "뇌에 삽입하는 장치로 5년 이내에 이명이 치료될 수 있다"고 단언했다.

수년 동안 많은 이들을 괴롭히는 이명을 과연 치료할 수 있는지 호주 비영리 학술매체 더컨버세이션(The Conversation) 이 해설했다. 

◆ 머스크의 뉴럴링크란?

일론 머스크는 자신이 이끄는 뇌-컴퓨터·인터페이스(BCI) 관련 생명공학 스타트업 뉴럴링크(Neuralink)를 통해 인간의 두뇌와 컴퓨터를 물리적으로 연결한 인공지능(AI)을 구현하기 위한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이 같은 기술이 실현되면 몸에 불편을 안고 있는 사람의 삶의 질이 크게 향상될 뿐만 아니라 사람의 생각을 컴퓨터에 저장해 사람과 AI의 '하이브리드'를 실현하는 미래가 올 수도 있다. 

현재 뉴럴링크는 생각을 조정할 수 있는 전극을 뇌에 이식하는 '신경 레이스' 기술 구현을 목표로, 마이크론 전극 약 1000개를 뇌에 심어 블루투스(Bluetooth) 접속으로 통신하고 조작하는 디바이스를 개발 중이다.

이 회사는 2021년에 페이저라는 이름의 원숭이가 BCI 디바이스로 탁구 게임을 하는 동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는 조이스틱 없이 생각으로 게임을 하는 모습도 등장한다. 당시 머스크는 "원숭이가 뇌 칩을 통해 텔레파시로 게임을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 이명 치료에도 응용할 수 있을까?

데이비드 터플리 호주 그리피스대 교수에 따르면 이명은 "외적인 요인이 없는데 소리가 들리는 신경학적 증상"으로 정의되고 있다. 내이와 뇌를 연결하는 내이신경이 소음·부상·혈류 부족 등으로 손상되어 발생한다. 아직 명확한 치료법이 없어 이명 치료는 소리를 무시하는 방법을 훈련하거나 환경 소리를 듣고 의식을 돌리는 정도의 수준이다. 

머스크는 "이명도 치료가 가능하다. 5년 안에는 실현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뉴럴링크의 디바이스는 반범용적인 장치로 전극은 1000개 정도다. 1000개 정도면 이명 치료가 가능하며, 전극은 향후 몇 자리수 늘릴 전망이다"라고 언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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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법도 확립되지 않은 증상을 뇌에 장치를 삽입하는 최첨단 기술로 갑자기 고칠 수 있다는 발언이 황당하게 느껴지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결코 엉뚱한 아이디어는 아니라고 말한다. 

1960년대 초반 청각장애가 있는 사람의 머리에 최초의 인공 내이가 삽입된 이후 신경 임플란트 기술은 많은 진보를 거치고 있으며 실제로 환자들에게 도움이 되고 있다. 

신경학자들은 이 기술이 뇌졸중·마비·신경변성 등 모든 유형의 뇌질환은 물론 이명 치료에도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과제와 향후 전망

전문가들은 BCI 기술로 이명을 포함한 뇌 질환을 치료할 수 있을 것으로 낙관하고 있지만, 실현에는 과제가 산적해 있다. 

규제 당국인 미국식품의약국은 뉴럴링크의 디바이스를 가장 위험한 클래스III 의료기기로 분류하고 있어, 사람 대상의 임상시험을 위해서는 엄격한 규제 장벽을 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원숭이 페이저와 같은 동물 임상시험 데이터 누적이 유용하지만, 뉴럴링크 실험 중에 사망한 동물 사례도 있어 인체 실험까지의 길은 꽤 험난할 것으로 보인다.  

우울증 등 의도하지 않은 악영향에 대한 우려나 디바이스 제거 및 수리 등의 문제, 뇌경색이나 감염증 위험 관리 등의 과제를 해결하는 대로 뉴럴링크는 인체실험에 나서겠다고 밝히고 있지만 실용화까지 얼마나 걸릴지는 아무도 모른다. 

터플리 교수는 "뉴럴링크의 디바이스 실현에는 수년이 걸릴 수도 있고, 부유층 이외에는 엄두도 못 내는 가격이 될 수도 모른다. 단기간에 저렴한 이식이 가능할 것이라는 잘못된 기대는 버리는 편이 현명할 것"이라며 치료법 대중화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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