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Unsplash

[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테러리스트가 학교를 점거하거나 괴물에 쫓기는 공상을 해보는 것은 지극히 일반적이지만, 세상에는 일어나 있는 시간의 50%를 공상에 소비하는 사람도 존재한다. 

지금까지 주의력결핍 과다행동장애(ADHD) 증상의 일종으로 취급되어 온 공상중독이 실제로는 독립된 정신장애일 수 있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를 이스라엘 연구팀이 발표했다.  

관련 논문은 학술지 '임상심리학 저널(journal of clinical psychology)'에 게재됐다. 

공상은 많은 사람이 일상적으로 하는 보편적인 행위지만, 공상에 빠져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는 것은 보편적이라고 볼 수 없다. 일상에 지장을 줄 정도로 공상에 빠지는 상태를 '부적응백일몽(Maladaptive Daydreaming)'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아직까지 부적응백일몽은 정신장애의 일종으로 분류되지 않으며, ADHD 환자에서 나타나는 일종의 과집중으로 취급된다.  

이스라엘 네게브 벤-구리온 대학의 니리트 소퍼 듀덱(Nirit Soffer-Dudek) 박사 연구팀은 "부적응백일몽은 ADHD에서 독립된 별개의 정신장애일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한다. 

연구팀은 ADHD 증상을 보이는 실험 참여자 98명을 대상으로 ADHD 증상 및 부적응백일몽에 대한 설문 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59명이 부적응백일몽으로 의심돼 이들을 대상으로 추가 면담을 했다. 44명이 면담을 수락했으며, 이 중 17명이 부적응백일몽으로 정식 판정을 받았다. 

면담을 받지 않은 실험 참여자도 고려하면 "ADHD 환자의 약 20~23%가 부적응백일몽에 해당한다"고 연구팀은 설명한다.  

ⓒ 데일리포스트=이미지 제공/journal of clinical psychology

한편, 앞선 연구에서 부적응백일몽에 해당하는 사람의 77%가 ADHD 진단을 받은 바 있다. 이에 연구팀은 부적응 공상과 ADHD는 관련은 있지만 별개라고 판단했다. 즉, 부적응백일몽은 ADHD 증상의 일종이라기보다 부적응백일몽이라는 정신장애가 따로 존재하며, 부적응백일몽이 되면 ADHD의 진단 기준을 충족시키는 것으로 추정한 것.  

이번 연구 결과에 대해 소퍼 듀덱 박사는 "부적응백일몽이 정식으로 정신장애라고 인정될 경우, 부적응백일몽 진단을 받은 사람을 ADHD로 보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본다. 부적응백일몽은 ADHD의 기준을 충족시키지만, ADHD는 부적응백일몽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한다"며 "부적응백일몽과 ADHD가 본질적으로 별개일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저작권자 © 데일리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