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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심각한 기후 변화와 식량 위기 속에서 대량의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가축(고기)을 대체할 미래 단백질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인공육류나 수직 농장 등 다양한 대안이 부상했지만 사실 인류가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자원은 곤충이다. 실제로 지구상의 곤충 가운데 식용이 가능한 건 1900여 종에 이른다. 이미 중국·아프리카 등 세계적으로 20억 명이 곤충을 식품으로 먹고 있다. 

곤충은 크기가 작기는 하지만 번식력이 매우 뛰어나며, 성장도 빠른 편으로 식량으로 충분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네덜란드 바닝겐 대학의 마르셀 디키(Marcel Dicke) 교수 연구팀이 식용곤충이 얼마나 친환경적인지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식용곤충의 대표적 장점은 '축산과 비교해 단백질 생산에 필요한 자원이 매우 적다'는 것이다. 가령 식용곤충 '밀웜(Mealworm)'은 약 2kg의 식물을 주면 약 1kg의 식용 단백질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쇠고기로 같은 양의 단백질을 생산하려면 약 10배의 음식과 10배의 사육 공간이 필요하며, 무려 18배의 온실가스를 배출한다. 또 쇠고기의 식용 부위는 전체의 40%에 불과한 반면, 곤충은 최대 90%를 식용으로 먹을 수 있다.

2022년 3월 국제학술지 식물과학동향(Trends in Plant Science)에 게재된 논문에서 디키 교수는 '곤충에서 나오는 폐기물의 재사용'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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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용곤충의 부산물로는 곤충이 허물을 벗을 때 남는 탈피각(Exuviae)과 곤충 배설물(Frass)이 있다. 그는 두 가지 부산물 모두 기존 비료나 농약을 대체할 새로운 유기토양첨가제로 활용될 수 있다고 말한다. 

곤충 탈피각의 주요 구성 요소는 키틴(chitin)으로, 이는 진균 세포벽과 많은 갑각류 외골격에 존재하는 아미노 다당 고분자다. 키틴을 함유한 토양은 앞선 연구를 통해 식물의 성장 촉진 효과가 이미 확인된 바 있다.

토양에는 키틴을 대사할 수 있는 미생물이 존재하며, 이 미생물은 식물이 질병이나 해충에 대한 회복력을 높인다는 설명이다. 

또 곤충 배설물에는 식물 성장에 필수적인 질소가 풍부해 토양에 이를 혼합함으로써 식물의 성장을 촉진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질소는 합성 비료 형태로 토양에 첨가되는 경우가 많지만, 다량의 바이오매스도 함유된 곤충 배설물을 토양에 첨가하면 미생물총에 영향을 미쳐 합성 비료의 훌륭한 대안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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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연구팀은 탈피각이 해충 구제 수단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언급하고 있다. 키틴을 대사하는 유익한 토양미생물은 성장 촉진뿐 아니라 식물의 생리 기능을 변화시켜 해충 포식자나 꽃가루 매개자를 끌어들이는 휘발성 물질의 생성을 촉진하거나 병원성 진균을 분해할 가능성이 있다. 

연구팀은 "곤충 부산물을 작물 재배에 응용하는 것은 폐기물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 순환형 식품 시스템 구축을 위한 새로운 단계"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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