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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현대인에게도 익숙한 곤충인 바퀴벌레는 아주 오래전부터 지구상에 존재해왔으며, 현재 바퀴벌레목의 기원은 약 2억년 전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구상 어디에서나 쉽게 볼 수 있으며 끈질긴 생명력의 대명사로 알려진 바퀴벌레는 약 6600만년전 공룡 멸종으로 이어진 소행성의 충돌에도 살아남았다. 

바퀴벌레의 놀라운 생명력에 대해 미국 웨스트버지니아 대학 브라이언 러벳(Brian Lovett) 박사후연구원이 온라인 학술저널 '더컨버세이션(Theconversation)에 설명했다. 

충돌체로 알려진 소행성이 약 6600만년 전 지구에 낙하했을 때, ▲대규모 지진 ▲세계 각지의 화산 분화 ▲높이 1000m에 달하는 쓰나미 ▲급격한 지구 대기의 온도 상승 ▲햇빛 차단 등의 현상이 발생했다. 이로 인해 공룡을 포함한 최대 약 75%의 생물이 멸종했으며, 개체수로는 99% 이상이 사라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러벳 박사후연구원은 바퀴벌레가 극한의 지구에서 생존할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한다.

◆ 체형
바퀴벌레를 실제로 본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바퀴벌레의 몸이 매우 납작하고 좁은 틈새로 파고들기에 적합하다는 것을 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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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체형에 덕분에 바퀴벌레는 어디에나 숨을 수 있으며, 소행성이 충돌해 지표 온도가 상승했을 때에도 토양의 작은 틈새로 몸을 숨겨 열을 피할 수 있었다. 

 ◆ 식성
소행성 충돌 후 화산 폭발로 인한 플룸(plume) 발생과 산불로 인한 그을음, 충돌로 생성된 에어로졸 등이 햇빛을 가리면서 기온이 급강하했다. 많은 식물이 예전처럼 자라지 못했고 먹이가 사라지자 이에 의존하던 동물들도 함께 지구에서 흔적을 감췄다.  

하지만 바퀴벌레는 특정 음식에 의존하지 않는 잡식성이며 보통 거의 모든 유기물질을 소화시킬 수 있다. 동식물 유래 음식은 물론, 골판지·머리카락·의류·동물의 대변까지 먹을 수 있다. 이러한 식성 덕분에 소행성 충돌 후 식량 부족 시대에도 연명이 가능한 것으로 추정된다. 

◆ 번식 방법 
바퀴벌레의 알집(난협)은 직사각형의 보호 케이스처럼 보이는 외피 모양을 하고 있다. 딱딱한 껍질로 감싸져 매우 튼튼할 뿐만 아니라 물리적인 손상 및 기후의 위협에서 내부 알을 보호해 준다. 이는 소행성 충돌을 피하는 데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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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세계적으로 약 4000종 이상의 바퀴벌레가 존재한다. 바퀴벌레는 주거지에 직접적으로 해를 끼치고 박멸이 어려운 점, 또 천식이나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거나 혐오스럽게 생긴 외형 때문에 싫어하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러벳 박사후연구원은 "바퀴벌레로부터 다양한 아이디어를 떠올려 로봇 설계 등에 응용 하는 사례도 있다"고 지적하며, "과학자로서 나는 모든 곤충은 아름다운 여섯 다리를 가진 영감(inspiration)이라고 생각한다. 바퀴벌레는 공룡이 극복하기 어려웠던 역경을 이미 이겨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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