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포스트=사진 좌측부터 포스텍 이길호 교수·조길영 교수 / 삼성전자 제공
ⓒ데일리포스트=사진 좌측부터 포스텍 이길호 교수·조길영 교수 / 삼성전자 제공

[데일리포스트=송협 선임기자] “이번 연구는 플로켓 상태가 지속적으로 유지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어 플로켓 상태를 상세하게 연구할 수 있게 된 것에 의미가 있습니다. 앞으로 편광 등 빛의 특성과 플로켓 상태 사이 상관관계를 밝히는 연구를 진행할 계획입니다.” (이길호·조길영 교수)

국내 미래 과학 기술 육성을 위해 삼성이 지난 2013년부터 1조 5000억 원을 출연해 시행하고 있는 연구 지원 공익사업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이 9년이 지난 현재까지 총 706건 연구과제에 9237억 원 규모의 연구비를 지원했으며 지원받은 연구진이 약 1만 4000명에 달한다.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의 지원을 기반으로 다양한 과학기술 연구에 매진한 연구진들이 국내 미래 과학기술 성과를 나타내고 있는 가운데 포스텍 물리학과 이길호·조길영 교수 연구팀이 빛을 통해 고체 물질의 양자 성질을 제어하고 측정할 수 있는 플랫폼 개발에 성공, 국제 학술지 ‘네이처’에 게재됐다.

고체 물질의 성질은 고체 내에 있는 전자의 움직임에 따라 결정되는데 전자가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으면 금속, 그렇지 않으면 부도체로 정의된다. 또 금속과 부도체의 중간 정도로 전자가 움직일 수 있으면 반도체로 구분된다.

과학계에서는 아주 작은 크기의 고체 물질의 경우 기열, 압력, 화학물질 첨가 등 기존 방식 외에도 빛을 쬐어주면 양자 성질이 바뀐 ‘프로켓(Floquet)’ 상태가 될 수 있다는 가설이 지난 1900년대 중반부터 제안된 바 있다.

플로켓 연구가 지속적으로 성과를 낼 경우 향후 빛을 쪼여 위상물질을 발현시킬 수 있는 등 신소재, 양자기술 분야에서 활용도가 매우 높기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관련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그동안 구현된 플로켓 상태는 250펨토초(1펨토초는 1천조분의 1초) 수준의 지극히 짧은 순간만 지속됐다. 이는 플로켓 상태를 구현하기 위해 양자 고체 물질에 가해주는 에너지가 매우 커 강한 열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이길호 교수 연구팀은 그래핀-조셉슨 집합 소자에 기존 적외선 대신 마이크로파를 서서히 쬐어 플로켓 상태를 장시간 구현하는 데 성공하면서 빛의 세기가 기존 대비 1조분의 1 수준으로 매우 약해 열 발생이 현저히 줄었고 플로켓 상태는 25시간 이상 지속됐다.

아울러 최적화된 초전도 터널링 분석법을 통해 그래핀-조십슨 접합 소자에 가해지는 빛의 세기와 파장 등에 따라 달라지는 플로켓 상태 특징을 정량적으로 확인하는데 성공했다.

이길호 교수는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 지원으로 초고감도 마이크로파 검출기에 관한 연구를 진행했으며 관련 성과는 차세대 양자정보기술 상용화를 위한 원천 연구로 인정받아 지난 2020년 10월 ‘네이처’에 게제된 바 있다.

한편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은 기초과학과 소재, ICT 분야에서 올해 자유공모 연구과제 720건을 신청 받아 서면심사와 발표심사를 진행, 지원 과제를 최종 발표할 예정이다.

지원 과제로 선정되면 최대 5년간 많게는 수십억 원 규모의 연구비를 지원받게 된다. 지난해 지원된 연구비는 자유공모 49건, 804억 7000만 원, 지정테마 12건 152억 1000만 원 등 총 956억 8000만 원에 달한다.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을 통해 지금까지 총 706억 원 규모의 연구과제와 9237억 원의 연구비가 지원됐으며 지원을 받은 연구진은 1만 4000명에 달한다. 여기에 국제학술지에 2600건의 논문이 게재됐으며 ▲사이언스 9건 ▲네이처 8건 ▲셀 1건 등 최상위 국제학술지에 소개된 논문만 450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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