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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일본에서 후쿠시마 앞바다에서 16일 밤에 발생한 규모 7.4의 강진이 핵실험으로 인한 '인공지진'이었다는 소문이 확산됐다. 

SNS를 중심으로 지진 파형을 근거로 삼거나 지진 발생 당시 거리 영상에서 잡힌 하얗게 빛나는 발광 현상 등을 들어 인공지진이라고 주장하는 그럴듯한 게시글이 등장하기 시작한 것.  

심지어 '인공지진'이란 용어가 일본 트위터의 '트렌드 키워드'에 오르는 등 황당한 유언비어가 퍼지자, 공영방송 NHK가 나서 전문가를 초청해 이를 검증하는 기사를 게재했다.

◆ 핵실험으로는 불가능한 에너지 

우선 도쿄대학 지진연구소 후루무라 타카시 교수는 "지진 에너지에 주목하면 인공지진이 아닌 것을 바로 알 수 있다"며 "이렇게 강한 흔들림을 동북에서 관동에 걸쳐 넓은 범위에서 일으키기 위해서는 엄청난 에너지가 필요하며, 핵실험으론 불가능한 규모의 에너지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과거 북한이 지하 핵실험을 실시했을 때 규모 5 전후의 진동이 관측됐다. 이번 지진의 규모는 7.4로 2의 차이는 에너지로는 1000배의 차이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 파형도 일반 지진
 
SNS에서는 지진 파형을 근거로 인공지진이라고 주장하는 글도 존재한다. 아래 이미지가 SNS에서 인공지진의 근거로 올라온 지진 파형이다.  

흔히 지진의 파형은 작은 진폭의 P파 이후에 S파라는 큰 폭의 진동이 기록되는데 이번 지진의 파형은 갑자기 큰 폭의 진동부터 시작됐다는 주장이다. 

후루무라 교수는 자주 있는 파형이라며 해당 주장도 일축했다. 인용된 지진 파형 그래프의 P파와 S파가 하나로 보이지만, 이는 단순히 시간 축의 문제로 '속도 파형' 형태로 시간 축을 확대하면 P파와 S파는 명확하게 구분된다. 

참고로 아래가 2016년 9월 북한이 실시한 핵실험 당시의 가속도 파형이다. 처음부터 큰 진폭의 파형이 형성된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 진원 깊이, 인공지진으론 불가능  

일본 방재과학기술연구소의 후지와라 히로유키 부문장은 '진원의 깊이'에 주목해 인공 지진설을 부정했다. 

이번 지진에 대해 그는 "이번 진원은 깊이가 57㎞에 달한다. 이만큼 깊은 곳까지 구멍을 파는 것은 현재 인류 기술로 불가능하다"고 언급했다. 

히로유키 부문장은 이어 "일본에서 가장 깊은 구멍은 니가타현 자원 탐사를 위해 판 약 6300m, 약 6㎞ 정도다. 일본 해저 탐사선 굴착도 약 3㎞ 정도이며, 국제적으로 러시아와 카타르에서 굴착한 12㎞가 최대급"이라며 "이 정도의 굴착을 위해서는 예산도 수백억엔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 발광은 ‘아크’ 현상 

SNS를 달군 사진 속 발광도 '아크'라는 현상이 찍힌 것으로 확인돼, 인공지진의 증거는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도쿄전기대학 카토 마사카츠 교수는 "동영상 분석 결과, 지진으로 흔들린 송전선이 서로 접촉해 합선된 후 송전선이 다시 떨어질 때 대기 중에 대량의 전기가 흐르면서 발생한 아크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NHK는 "불확실한 정보를 가볍게 리트윗하면 허위사실 유포에 가담할 수 있다"며 "재해가 일어나면 불안한 마음이 되기 쉽지만, 정보 수집을 할 때는 공공기관의 정보를 참고해 냉정하게 대처할 필요가 있다"고 주의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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