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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재생 에너지라고 하면 태양광이나 풍력을 떠올리는 사람이 많겠지만, 지구 내부의 열인 '지열'도 중요한 재생 가능 에너지의 하나다.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에서 스핀아웃한 스타트업 퀘이즈(Quaise)는 "전례가 없을 만큼 깊은 구멍을 파서, 방대한 테라와트급 에너지를 지열에서 얻는" 차세대 발전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사실 지열을 이용한 발전 방식은 아직 시작 단계라고 볼 수 있다. 지열 발전 보급이 더딘 이유는 ▲암석의 열전도 지연 ▲낮은 효율 ▲높은 굴착 비용 등을 들 수 있다. 

화산이 많아 지열 자원이 상대적으로 풍부한 일본에서도 2020년 전체 발전량에서 차지하는 지열발전 비율은 불과 0.25%에 그쳤다. 

퀘이즈는 "지열을 얻을 수 있는 장소는 한정되어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열을 쉽게 얻을 수 있는 깊이까지 구멍을 파면 엄청난 재생 가능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2020년 MIT에서 스핀아웃한 이래, 총 6300만 달러의 자금을 조달하는 등 퀘이즈는 최근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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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소련 시절 북서부 무르만스크주 콜라반도에서 지구 중심을 향해 파들어 가다가 작업을 중단하고 방치한 흔적이 지금까지 알려진 인공적으로 가장 깊이 판 구멍이다. 지하 12,262m 깊이까지 굴착해 세계에서 지하로 가장 깊은 지점에 도달했다고 알려지고 있다. 

퀘이즈는 최신 기술을 통해 더 깊은 구멍을 팔 수 있다고 설명한다. 지하 굴착 작업에는 다양한 어려움이 있지만, 그중 하나는 "180도 이상의 고온 환경에서 암석을 굴착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회사는 초심부 굴착에 드릴이 아닌 자이로트론(gyrotron) 장치 사용을 선택했다. 

자이로트론은 강한 자기장 내에서 사이클로트론 운동을 하는 집속 전자에 의해, 밀리미터파 빔을 방출하는 고출력 장치로, 주로 핵융합 반응에서 플라즈마 가열에 사용된다. 

퀘이즈는 최신 굴착 장비와 자이로트론을 결합해 암반을 녹이는 방식으로 몇 개월 만에 깊이 약 20km의 구멍을 팔 수 있다고 주장한다. 깊이 약 20km에 달하는 구멍 바닥은 암반 온도가 약 500도에 달하기 때문에 펌프로 보낸 액체를 지열로 증기 등으로 변환해 발전에 이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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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측은 조달한 자금을 사용해, 향후 2년 이내에 실증 실험에 이용할 수 있는 장치를 개발할 계획이다. 또 2026년까지 발전 시스템을 구축하고, 2028년까지 노후화된 석탄 화력 발전소를 인계해 지열 에너지 발전 시설로 활용할 예정이다. 

한편, 세계 전체의 발전량에서 차지하는 현시점의 지열발전 비율은 0.5% 미만이다. 과학 매체 '사이언스얼럿(ScienceAlert)'은 "지열 발전의 성장 여지는 매우 크다. 퀘이즈와 같은 기업이 지금까지 간과해 온 지열 발전에 대한 관심을 높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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