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마인드 AI 소프트웨어 '이타카', 고대 그리스 비문 해독
라틴어 포함해 다양한 고대 문자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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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고대 사회와 문화를 이해하려면 역사를 기록한 두루마리나 유적에 쓰인 문장을 해독해야 한다. 

하지만 이런 문서들은 의도적으로 파괴되거나 오랜 세월을 거치며 불완전한 상태로 남아있는 경우가 많다. 비문(비석에 새겨진 글) 연구 분야에서 많은 전문가들이 문서 해독에 주력하고 있지만, 복잡한 작업 과정으로 인해 많은 시간과 노력이 소요된다.   

구글 산하 인공지능(AI) 개발업체인 딥마인드(DeepMind)는 2019년 고대 비문의 ‘누락된 설명’을 예측하는 알고리즘을 개발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최근 딥마인드는 "비문해독 AI '이타카(Ithaca)'가 손상되어 읽을 수 없는 고대 그리스 비문을 최대 72%의 정밀도로 복원했다"고 발표했다. 논문은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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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인이 남긴 비문은 고고학적으로 매우 중요한 자료지만, 오랜 세월 속에 부식되거나 손상돼 상당부분 읽을 수 없다. 또 비석이나 점토 등의 무기물은 방사성 탄소 연대 측정 등으로 분석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연대 추측이 쉽지 않다. 

조각난 비문을 해독하기 위해 고고학자는 유사한 비문과 비교해 문자나 문장의 흐름을 유추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지만, 인간이 방대한 고고학 데이터를 모두 이해하고 패턴을 찾는 것은 매우 힘든 작업이다. 

하지만 비문 내용뿐만 아니라 작성 연대 및 지역까지 높은 정밀도로 추정하는 AI를 통해, 고대 문명에 대한 이해가 한층 깊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딥마인드의 야니스 아샐(Yannis Assael) 박사가 이끄는 AI 연구팀은 신경망(neural network) 훈련을 통해, 고대 그리스 비문 7만 8608건으로 구성된 데이터의 문맥·문법·문장 레이아웃 등 언어 패턴을 학습시켰다. 이를 통해 AI는 고대 그리스인이 남긴 비문의 텍스트·연대·기원 등을 추정하는정확도를 높여 나가고 있다. 

논문에 따르면 이타카는 62% 정밀도로 손상된 비문을 복원하는 데 성공했다. 또 고고학자가 혼자 해독한 경우 복원 정확도는 25% 수준이지만, 이타카를 이용해 해독한 결과 정확도는 3배 정도 높아진 72%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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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이타카를 통해 유래가 확인된 비문을 판독한 결과, "비문이 쓰여진 연대를 평균 30년의 오차로 추정했으며 비문의 지리적 기원도 71%의 정확도로 제시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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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 공동 저자인 데어 좀머실드(Thea Sommerschield) 박사는 "이타카는 이번에 해독에 도전한 고대 그리스어와 같은 라틴어 자료뿐만 아니라, 설형문자인 미야어와 파피루스 등 모든 고대 문자에 대응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며 "이타카의 진가는 정확성뿐만 아니라 유연성에도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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