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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포스트=김정은 기자] 홍콩의 한 애완동물 가게에서 햄스터 11마리가 코로나19 델타 변이 검사에서 양성 진단을 받았다. 이에 홍콩 당국이 반려동물인 햄스터 2천여마리를 살처분하기로 했다.   

2022년 1월 18일(현지시간) 홍콩 애완동물 샵인 '리틀 보스(Little Boss)'에서 판매·사육되고 있는 178 마리의 햄스터·토끼·친칠라 중 햄스터 11마리가 델타 검사에서 양성으로 확인됐다. 

이번 역학조사는 해당 가게에 근무하는 23세 점원이 양성 진단을 받은 것을 계기로 이루어졌다. 검사 대상이 된 햄스터 등은 모두 네덜란드에서 수입된 것이다. 또 햄스터 외에도 햄스터 사육을 담당하던 점원 2명도 양성 진단을 받았다. 

사람이 햄스터로 전파했는지, 햄스터가 사람에게 전파했는지 여부는 현시점에서 확인되지 않았다. 

홍콩 당국은 햄스터 판매와 전 설치류 수입을 즉각 정지하는 한편, 2022년 1월 7일 이후 리틀 보스를 방문한 사람을 검역하고 있으며, 12월 22일 이후 햄스터를 구입한 경우에는 인도를 요청했다.

현지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보도에 의하면, 인도된 햄스터는 검사 결과에 상관없이 안락사시킬 방침이며, 그 수는 총 2천마리에 달할 전망이다. 

일련의 상태에 대해 소피아 찬 홍콩 보건장관은 "사육동물이 인간에게 코로나바이러스를 전파했다는 증거는 없지만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홍콩 농수산 보호국 레온 시우파이 국장은 "애완동물을 키우는 사람은 본인의 위생 상태를 철저히하고 애완동물이나 먹이에 닿은 경우 손을 씻어야 한다"며 "애완동물과 입맞춤은 자제해 달라"고 말했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동물 간 감염이 이어지면 인간에게 감염이 확대되는 변이가 탄생할 수 있다고 여겨지고 있다. 실제로 전문가들은 오미크론이 기존 변이 바이러스와는 전혀 다른 계통으로 진화한 것으로 추정한다. 

오미크론이 설치류 체내에서 진화한 것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중국과학원대학 연구팀은 최근 "오미크론은 사람에서 전파된 코로나19에 감염된 쥐 체내에서 변이를 일으킨 후, 다시 사람으로 재전파된 것"이라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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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에 따르면 오미크론의 스파이크 단백질 관련 유전자 서열은 사람에서 진화한 변이와는 큰 차이를 보이다. 반면, 쥐의 세포 환경에서 진화한 변이와는 매우 유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오미크론 스파이크 단백질에서 나타난 변이는 쥐 세포 표면 수용체에 대한 친화성이 높게 나타났다.

2020년 11월에는 덴마크에서 밍크에서 발견된 바이러스 변이가 12명으로 퍼져 1700만 마리가 살처분되기도 했다. 

홍콩은 중국 본토가 내거는 '제로 코로나 정책'을 고수하고 있으며, 오미크론 감염 사례가 최초 보고된 당시 체육관 폐쇄 및 18시 이후 외식 금지 등 엄격한 조치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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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번 햄스터 처분과 관련해 동물학대방지협회가 반대 성명을 발표했으며 온라인에서는 시민들의 반발도 거세게 일고 있다. 이미 1만4000명 이상이 햄스터 살처분 중단을 촉구하는 청원에 서명했다.

인간과 교감하는 반려동물인 햄스터를 사람 전파에 대한 확실한 증거도 없이 대량으로 살처분하는 것은 과한 처사라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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